[이데일리 안재만기자] 최근 상장기업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창업투자사가 늘고 있다.
그동안엔 소위 `경영참여`라고 해봐야 배당을 늘리라고 요구하거나 사외이사 및 감사를 선임하는 선에 그쳤지만, 최근엔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경영진을 물갈이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예전처럼 단순히 주식을 매수해놓고 주가가 오르길 기다리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기술투자(019550)는 경기도중소기업경쟁력지원기업구조조정조합과 공동으로 옵티머스 경영진 교체를 추진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한기투 관계자는 "옵티머스는 현재 전·현직 주요 경영진이 업무상 배임 및 횡령, 증권거래법, 상법위반으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며 "지난 7월31일 불성실공시에 대한 벌점 누적으로 관리종목에 편입됐고, 3분기 기준 96.54%의 자본잠식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한기투는 옵티머스 최대주주로서 현 경영진이 더 이상 회사를 제대로 경영할 수 없다고 판단, 28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진교체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투는 장학순 대표, 전국제 상무 해임안을 내놨고 현 경영진측은 김선오씨 등을 이사 추천했다.
앞서 유티씨인베스트먼트 역시 김종학프로덕션(054120) 경영진을 물갈이하고 교육업체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유티씨인베스트먼트는 교육 사업자 출신 반영진씨를 김종학프로덕션 대표이사에 선임하고 자회사 9곳을 통해 전국의 학원 55개를 인수했다. 이로써 김종학프로덕션은 내년 매출 1800억원 규모의 교육업체로 탈바꿈될 전망이다.
한 유티씨 관계자는 "김종학프로덕션의 기존 경영진이 추진한 수소에너지사업 등은 솔직히 실체가 보이지 않았다"며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갖고 김종학프로덕션을 정상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무한투자(034510)가 선우중공업을 인수한 뒤 전기차 전문업체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무한투자는 선우중공업의 경영진을 새로 선임키 위해 주주총회를 소집했고, 최근 전기차업체 CT&T의 남미 총판권을 갖고 있는 위트캐스트를 인수했다.
선우중공업(068770)은 지난 2005년 이후 빠른 속도로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상태. 무한투자는 전기차사업 진출을 통해 선우중공업의 `재기`를 노리고 있다.
창투사의 경영참여에 대한 증권가 평가는 긍정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창투사나 소액주주연합이 회사 경영에 적극 참여하는 분위기"라며 "창투사가 기존 경영진을 견제하고 신규사업 추진을 돕는다면 당연히 주주이익 극대화 측면에서 효과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액주주들 역시 "모래알 같은 개인투자자들이 창투사와 함께 회사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는 만큼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관련기사 ◀
☞한국기술투자, 옵티머스 경영진 교체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