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피용익특파원] 뉴욕 증시가 사흘간의 조정을 마치고 반등에 성공했다. 다우지수의 오늘(23일) 상승폭은 최근 3거래일 동안의 하락폭보다 컸다. 또 다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10월 주택판매 증가율이 예상치를 4배 넘게 상회한 10.1%에 달한 점이 오늘 반등의 중요한 배경이 됐다.
주택지표의 호조가 갖는 의미는 주택 부문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판매가 늘면 가격이 따라 오르고, 넉넉해진 기분이 든 집주인들이 냉장고, 소파, TV 등을 구입하면서 소비 회복으로 이어진다. 즉 주택 부문의 개선은 경기 회복으로 직결된다는 의미다.
토드 슈엔버거 랜드콜트트레이딩 이사는 주택지표가 개선된다는 것은 은행업종에도 호재라고 설명했다. 그는 "집값이 오르면 정부의 지원 없이도 소비자들이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며 "이로 인해 은행이 대출을 여전히 꺼리고 있다는 생각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주택지표 호조에 환호한 월가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소비지표로 이동하고 있다. 이번주 금요일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쇼핑시즌을 앞두고 소비자신뢰지수 등 각종 소비지표가 발표되기 때문이다.
린다 A. 듀셀 페더레이티드인베스터스 스트래티지스트는 "주택판매 증가는 연말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주고 있다"면서 "시장은 현재 소비 회복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가 증가할 경우 랠리의 촉매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A. 허쉬 스톡트레이더스앨머낙 편집인은 "오늘 주가가 오른 것은 소비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부 작용했다고 본다"며 "소비가 급증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작년보다는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택지표 개선이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주택판매가 증가한 것은 주택 구입자들에 대한 정부의 세제 지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당초 11월 말까지로 예정했던 세제 지원을 내년 4월까지로 연장했다.
이언 셰퍼드슨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판매는 11월에도 좋게 나오겠지만, 그 이후 급감한 후 내년 상반기에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재고가 늘지 않는 한 집값은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주택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소비 회복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연구원들은 보고서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주택지표의 개선은 소비와 고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효과가 오랜 소비 부진과 고용시장의 취약성을 완전히 돌려놓기에는 충분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