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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 안도` 뉴욕 이틀째 폭등..다우 4.9%↑

전설리 기자I 2008.11.25 06:56:42

`죽다 살아난 씨티` 60%↑..금융주 랠리
오바마 "1분도 허비 못해" 부양책 신속 입법 촉구
가이스너 등 차기 경제팀 공식 발표
폴슨 "나머지 구제금융 의회승인 요청 검토"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4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이틀째 폭등세로 마쳤다. 다우 지수는 400포인트 가까이 치솟아 이틀간 랠리폭이 900포인트에 육박했다.

씨티그룹 구제 소식이 저가매수세의 불을 당겼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티모시 가이스너를 비롯한 차기 경제팀 내정자를 공식 발표한 것도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1분도 허비할 여유가 없다"며 "미국은 즉각적인 조치가 요구되는 역사적인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으므로 신속하고 과감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기를 회복시키기에 충분한 경기부양책을 시행할 것"이라며 의회가 신속하게 입법해 줄 것을 촉구했다.

씨티 호재로 금융주가 일제히 반등,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주 50% 폭락했던 씨티는 60% 가까이 치솟았다. 증시와 함께 유가도 급등하면서 에너지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상승세로 출발한 주요 지수는 점차 낙폭을 키우는 등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8443.39로 전일대비 396.97포인트(4.93%)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72.02로 87.67포인트(6.33%) 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851.81로 51.78포인트(6.47%) 전진했다.

국제 유가는 9% 이상 뛰어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4.57달러(9.2%) 급등한 54.50달러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11% 뛴 55.3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뉴욕 주식시장이 이틀째 랠리를 펼친데다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유가 상승의 배경이 됐다.

◇씨티 `폭등`..금융·에너지주 강세
 
다우 구성 30개 종목 가운데 29개 종목이 상승했다.
 
씨티그룹(C)이 정부의 지원 소식에 힘입어 57.8% 폭등했다.
 
미국 정부는 일요일 밤 씨티에 200억달러를 직접 투입하고, 부실자산도 3000억 달러까지 보증하기로 했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달에도 7000억달러 규모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의 일환으로 씨티에 250억달러를 투입한 바 있다.

다른 금융주들도 일제히 급등했다. JP모간체이스(JPM)가 21.4%, 뱅크오브아메리카(BAC)가 27.2%, 골드만삭스(GS)가 26.5% 각각 뛰었다.

유가 급등에 힘입어 에너지주도 강세를 기록했다.

엑손 모빌(XOM)이 3.9%, 셰브론(CVX)이 5.4% 각각 올랐다.

◇오바마, 차기 경제팀 공식 발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신속하고 과감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의회에 경기부양책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날 시카고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행정부의 경제팀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당선인은 "우리는 1분도 허비할 여유가 없다"며 "미국은 즉각적인 조치가 요구되는 역사적인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으므로 신속하고 과감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경기를 회복시키기에 충분한 경기부양책을 시행할 것"이라며 의회가 신속하게 입법해 줄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그러나 경기부양책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1750억달러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세웠으나 현재 이를 훨씬 능가하는 규모의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바마 측근을 인용, 5000억~7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차기 경제팀이 2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주택 차압을 막고,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즉각적으로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몰락 위기에 처한 자동차 `빅3`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지원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산업 육성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백지 수표를 줘서는 안된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또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취해온 정책들을 존중할 것"이라며 "특히 금융 시스템을 짓누르고 있는 이례적인 압박은 이례적인 정책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날 차기 재무장관에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내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는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내정됐다. NEC는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오바마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인 `신 뉴딜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이밖에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에는 크리스티나 로머 UC 버클리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 위원장에는 멜로디 반즈 전 미국진보센터(CAP) 정책팀장이 각각 지명됐다.

◇폴슨 "나머지 구제금융 의회승인 요청 검토"

한편 헨리 폴슨 미국 장관은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의 나머지 3500억달러에 대한 의회 승인 요청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정부로 넘길 계획이었던 7000억달러 구제금융의 잔여분이 조기 투입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폴슨 장관은 지난주 TARP의 1차 구제금융 잔여분 600억달러를 포함한 총 4100억달러를 버락 오바마 정부로 넘기겠다고 밝혔으나 씨티 사태 이후 입장을 바꿨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폴슨 재무장관과 회의를 가진 뒤 "금융권 구제를 위한 추가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월 기존주택판매 3.1% 감소

미국의 10월 기존주택판매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로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0월 기존주택판매(계절조정)가 전월대비 3.1% 감소한 연율 498만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연율 500만채를 하회한 수준이다.

주택가격(중간값)은 18만3300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1.3% 하락했다. 이는 2004년 3월 이후 최저치다.

주택재고는 연율 423만채로 0.9% 줄어들었다. 10월 판매실적과 비교하면 10.2개월치 물량이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의 수요가 매우 약하다"며 "주택시장이 주가 폭락과 소비심리 악화 등으로 향후 수 개월간 시험대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차기 버락 오바마 정부는 금리 조정 등을 포함한 500억달러 규모의 주택시장 부양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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