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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LCD 생존경쟁)①글로벌 연합군, 한국 `정조준`

김상욱 기자I 2008.03.09 07:55:51

반도체업계 `합종연횡`..삼성·하이닉스 `압박`
일본 LCD업계 연합군 결성 `한국을 잡아라`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LCD가 해외업체들의 거센 공세에 직면할 전망이다. 반도체의 경우 후발업체들의 합종연횡이 가시화되고 있고 LCD분야에서도 `한국추월`을 목표로 한 경쟁업체들의 연합이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변화들이 당장 현재 한국업체들의 위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하지만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지금의 위치를 잃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도체업계 `합종연횡`..삼성·하이닉스 `압박`

반도체의 경우 시장회복이 지연되면서 후발업체들간의 합종연횡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업계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프로모스, 엘피다-파워칩, 키몬다-난야-이노테라, 마이크론 등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지만 최근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독일 키몬다와 제휴를 맺고 있던 대만 난야가 미국 마이크론과 제휴를 맺고 공동기술개발과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난야는 독일 키몬다와 함께 트랜치(trench)방식을 사용해왔다. 이 방식은 웨이퍼 밑을 파내려가며 반도체를 제조하는 방식으로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사용하는 스택(stack)방식과 경쟁해왔다.

트렌치방식의 경우 미세공정 전환에 적합하지 않다는 단점이 지적돼 왔다. 결국 난야의 입장에서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기존의 기술을 포기하고 마이크론과 손을 잡은 셈이다.

일본 엘피다도 기존 제휴선인 대만 파워칩외에 추가적인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현재 하이닉스와 제휴관계인 프로모스, 미국 마이크론 등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따라 하이닉스(000660)의 경우 기존 제휴선인 프로모스와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50나노급 기술이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도 엘피다의 러브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다.

낸드플래시 시장 역시 삼성에 이어 2위인 도시바가 `타도 삼성`를 외치고 나섰다. 도시바는 HD-DVD 사업철수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을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에 집중투자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샌디스크와 함께 내년까지 2개 생산라인을 늘릴 계획이다.

여기에 일본 도시바와 NEC, 후지쓰 등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이들 회사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수직자기형 비휘발성 메모리(STT-MRAM) 개발에 30억엔을 투입할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D램의 경우 트렌치 계열로 고전하고 있는 키몬다외에 일본 엘피다와 미국 마이크론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재편이 마무리되면 삼성전자(005930)와 하이닉스 등 선발업체들에 대한 압박이 시작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그는 "낸드플래시 역시 도시바가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내년에는 1위자리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LCD업계 연합전선 `한국을 잡아라`

LCD업계에서도 일본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질 전망이다. 아직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업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돌아가는 상황은 결코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최근 일본업체들의 동향을 보면 샤프와 마쓰시다를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반격의 채비가 거의 마무리된 모습이다. 우선 10세대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샤프의 경우 기존 삼성전자와의 제휴관계였던 소니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당장 소니와 삼성전자와의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 2위의 TV세트 업체인 소니와의 관계가 과거보다 느슨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은 결코 삼성전자에게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

PDP업계 1위인 마쓰시다(파나소닉) 역시 LCD분야 진출을 선언했다. IPS알파에 3000억엔을 투자, 최대주주로 부상했으며 히타치, 도시바 등과 함께 8세대 생산라인 건설에 나설 예정이다.

샤프는 지난해 9월 PDP업체인 파이오니어와도 제휴를 체결했다. 소니와 히타치, 도시바, 파이오니어 등 일본의 주요 TV업체들은 앞으로 샤프와 마쓰시다를 통해 LCD패널을 조달하는 구조가 형성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8세대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내년이면 8세대 라인의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올해와 내년의 경우 지금의 시장구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이후의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샤프의 10세대가 내년 중반이나 후반부터 가동되는 만큼 2010년에는 대형패널의 원가경쟁력에서 삼성과 LG디스플레이가 뒤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LCD패널의 원가경쟁에서 뒤질 경우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세트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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