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 동아제약 주총 의결권행사 불가능

이진철 기자I 2007.03.25 06:53:28

경영권 분쟁 합의후 주총안건 변경공시 없어
알리안츠운용 "무더기 정정공시 불가피..유감"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오는 29일 예정된 동아제약(000640)의 주주총회 의결권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5일 알리안츠 글로벌인베스트스 자산운용에 따르면 동아제약 현 경영진과 강문석 수석무역 부회장 양측은 지난 22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합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가들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총회 안건의 변경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가들의 공시마감일인 지난 23일까지 실질적인 의결권행사가 불가능했고, 무더기 정정공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알리안츠자산운용은 "이번 동아제약의 주주총회 건에 대한 의결권행사와 관련 법률상 공시의무의 준수를 위해 부득이하게 섀도우보팅(그림자투표)을 했지만 추후 정정공시를 통해 적극적인 의결권행사를 할 방침"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주총의 의결권행사와 관련해 동아제약 현 경영진과 강문석 부회장 양측에 모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알리안츠자산운용은 동아제약 주식 2.54%(25만468주)를 보유하고 있다.

알리안츠자산운용은 "동아제약이 지난 22일 합의발표 이후에도 양측 모두에서 합의의 파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합의안 자체가 이해당사자들(양측의 우호지분 연대)이 모두 참여한 합의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총회 이전 합의안에 따른 주주총회 안건이 변경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지난 23일 마감된 기관투자가들의 공시는 그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지적했다.

알리안츠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번 주총 안건에 대한 내부검토는 이미 끝난 상태이지만 주주권의 행사가 불가능하다"며 "이후 합의안에 따른 주주총회 안건의 변경 또는 합의 결렬로 인한 현 주총 안건과 주주제안 안건 등에 대해 차후 정정공시 등을 통한 실적적인 의결권행사를 진행하겠다" 밝혔다.

또한 "현 법률상 기관투자가는 주주총회 최소 5일 이전에 공시할 의무가 있으나 이번 동아제약의 경우 기관투자가가 의결권을 행사할 안건의 실질적인 확정도 없는 상태"라며 "이번 동아제약 주총에서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공시가 주주들에게 어떤 의미도 줄 수 없는 국내 초유 사태의 발생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대립이 본격화된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등 현 경영진과 강문석 수석무역 부회장측의 경영권분쟁은 강문석 부회장의 경영참여 요구가 받아들이는 것으로 양측이 합의를 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강문석 부회장과 유충식 동아제약 부회장 두 사람이 사내이사 후보로 올라가고, 권성문 포천중문의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키로 했다. 동아제약 현 경영진측과 강문석 부회장측이 냈던 사내외 이사 및 감사 후보안은 철회키로 했다. 이에 따라 29일 열리는 주총에서 양측의 표대결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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