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세계 증시가 촉각을 곤두세웠던 미국의 7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마저 월가 전문가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로써 이번주 발표된 경제지표중 하이라이트로 여겨졌던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이어 CPI까지 지난 8일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에 손을 들어줬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 침체의 시그널도 더욱 뚜렷해 지고 있다. 특히 미국 소비의 최대 변수인 주택 경기의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주택건설업자들의 체감경기는 15년래 최저치로 추락했고 신규주택착공과 허가건수는 바닥을 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 생산 역시 월가의 전망치 밑이다.
최근 줄지어 나온 경제지표를 보면 금리 인상은 커녕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서야할 판 처럼 느껴진다. 인플레이션이 예상을 밑도는 상황에서 부동산시장 등 전반적인 경제성장과 기업 수익구조에 악영향을 미치는 금리 인상을 연준이 고집할 이유는 없어 보이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기 때문이다.
도이치뱅크의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 디렉터인 오웬 피츠패트릭은 "전날의 PPI와 오늘의 CPI에서 보여준 근원 수치는 내달 20일 연준이 추가 금리 동결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났느냐에 대해선 반론은 여전하다. 아직 확인하고 넘어야할 변수들이 너무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 7월 근원 CPI가 예상치를 밑돈 원인이 의류 가격이라는 계절적이고 일시적인 변수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내달의 수치는 다를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캔터 핏츠케랄드의 스트레지스트인 마크 파도는 "향후 몇주나 몇달내 시장은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우려, 주택경기 침체, 고유가, 걸프만의 태풍 위협, 중동 지역의 정정 불안, 펀드의 9월 회계년도 마감, 다가오는 선거의 불확실성 등을 다뤄야 할 것"이라며 "시장이 수많은 데이타중 일부에 대해 너무 흥분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RBS 그리니치 캐피탈의 스테펜 스탠리는 "의류 가격 하락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7월 근원 CPI를 놓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었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단순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은 연준이 올해내 금리를 5.5%로 인상할 확률을 43% 반영하고 있다. 이틀전 90%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아직 50% 근처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