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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 활용까진 넘어야할 산 많아

조선일보 기자I 2005.05.20 07:36:18

원하는 장기세포로 분화되는지 검증 필요
난자 제공자의 유전자가 섞이는 것도 문제

[조선일보 제공]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 성과가 인간배아줄기세포를 통한 난치병 치료에 큰 물줄기를 텄지만 이 치료법이 실용화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은 체세포 복제된 환자들의 배아줄기세포가 신경세포·심장세포·췌장세포 등 원하는 대로 분화되어 나오는지 검증받아야 한다. 환자에게 필요한 세포만 순수하게 분리되지 않으면 이식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자칫 척수에 이식된 줄기세포에서 신경세포는 물론, 뼈도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화 과정에 일부 암세포가 변형되어 나오거나, 유해물질이 섞여 나올 경우도 이를 해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쥐 등을 통한 동물에서는 이미 백혈병, 파킨슨병, 당뇨병 등에 대해 실험적인 줄기세포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체세포를 복제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여성의 난자가 이용되는데, 난자의 세포질에 있는 소량의 미토콘드리아는 복제된 세포에 그대로 남게 된다. 미토콘드리아에도 유전자가 일부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체세포 복제된 줄기세포에는 난자 제공자의 유전자도 일부 섞이는 점도 극복돼야 한다. 이 때문에 면역거부 등 세포 변형 반응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실험실에서의 검증이 끝나더라도 원숭이 등 영장류를 통한 동물실험에서 줄기세포 이식 치료의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돼야 한다. 이를 위한 기초 연구로 미국 피츠버그대의 제럴드 섀튼 박사와 황 교수팀은 공동으로 원숭이 배아 체세포 복제를 성공시킨 바 있다. 동물 실험이 끝나면 10여명 안팎의 소수의 난치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이 시작된다. 이후 안정성과 효능이 인정되면 줄기세포 이식치료는 본격화된다. 공동연구자인 한양대의대 해부 세포생물학 윤현수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에는 곳곳에 복병과 난관이 깔려 있다”며 “줄기세포를 조직 수준으로 키워 장기이식 치료를 하려면 앞으로 5~10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줄기세포는 골수나 제대혈(탯줄혈액) 등을 통해서도 성체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일부 사지(四肢)마비 치료나 백혈병·심근경색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성체 줄기세포 양이 적고 이미 질병에 걸린 환자의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이유 등으로 효율성의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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