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등 10사 이사회 "최우수"..애플등 8사는 "최악"-BW

권소현 기자I 2002.09.28 10:34:03
[edaily 권소현기자] 최근 엔론에서부터 타이코와 월드컴에 이르기까지 분식회계 스캔들이 잇따라 터져나오자 경영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이사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기업지배구조가 질적으로 상당히 향상됐다는 믿음이 우세했던 가운데 엔론 사태가 터지면서 이같은 확신이 깨진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고 이사회의 성격도 다소 변했다. 이제 이사회에서 주로 골프 스코어나 농담거리를 말하던 고위 경영자들은 이제 재무제표를 읽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수년 전에는 무시됐던 문제들이 최근 이사회에서는 논쟁의 초점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CEO 연봉이 어느정도여야 적당할까, 옵션을 어떤 식으로 회계처리하는게 가장 좋을까, 이사회의 적정 인원은 어느정도일까 등이 이사회에서 거론되는게 요즘 상황이다.

비즈니스위크온라인은 최신호(10월7일자)에서 최고 및 최악의 이사회를 갖춘 기업을 선정, 발표했다.

우선 최고의 이사회로 거론된 업체중 하나인 GE에 대해서는 주주가치를 창조하는데 있어서 라이벌이 없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칭찬했다. 비록 최근 잭 웰치가 은퇴후 회사로부터 받은 특혜로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이사회 일원들은 여전히 경영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또 뛰어난 경영수완을 보여줬던 존슨앤존슨의 전 CEO인 랄프 라즌을 이사로 영입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인텔의 경우 내부자가 감사나 연봉책정, 보상위원회 위원 지명 등에 대해 일절 관여할 수 없으며 이사회는 매년 자체평가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존슨앤존슨은 델타에어라인의 CEO인 레오 뮬린과 루슨트테크놀로지의 헨리 샤흐트 회장, CSX의 CEO인 존 스노우가 이사로 있는 막강 이사회를 갖고 있다. 사외이사는 존슨앤존슨의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으며 4개 이상의 이사회에 등재된 사람은 1명 뿐이었다.

홈디포는 고동설립자인 버나드 마르쿠스가 사임한 이후 12명의 이사회멤버 중 내부자는 단 2명에 불과하다. 이사들은 독립적이며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는다. 이사는 매장을 연간 20회 이상 방문해야 한다.

3M과 아프리아헬스케어, 콜게이트-팔몰리브, 메드트로닉, 파이자, 텍사스인스투르먼트를 포함해 총 10개 기업이 최우수 이사회 기업에 뽑혔다.

반면 최악의 이사회에는 애플과 콘세코, 딜라드, 갭, K마트, 퀘스트, 타이슨푸드, 제록스 등 8개 기업이 선정됐다.

우선 애플은 설립자인 스티브잡스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단 2주다. 또 최근 회사를 떠난 래리 엘리슨 이사는 한주도 갖고 있지 않았고 지난 5년간 이사회의 25%를 불참하는 저조한 출석률을 보였다. CEO인 마이크로 웨어하우스는 보상위원회 위원으로 있으며 2000년부터 스티브 잡스에게 2750만주의 스톡옵션과 9000만달러의 보너스를 줬다. 또 갭의 CEO인 미키 드렉슬러와 스티브잡은 서로의 회사에 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K마트의 경우 이사회가 5억100만달러의 수익을 고쳤다는 점에 대해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회사가 1월 파산선고하기 전에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는데도 수동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와중에서도 이사회는 28명의 고위 경영진에게 2800만달러의 대출을 승인했다.

퀘스트는 설립자인 필립스 안슈쯔가 회사와의 광범위한 거래를 했고 또 보상위원회의 일원으로 있었으며 위원회 일원을 지명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나쁜 점수를 받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퀘스트가 매출액을 늘리기 위해 교환거래를 햇는지에 대해 조사중이다. 보상위원회는 전 CEO인 조셉 나치오에게 지난해 실적이 최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8800만달러의 연봉을 제공키로 결의했다. 사외이사중 회사의 핵심 사업에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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