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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이 넘은 경기도 '분도론' 불씨…"특별한 보상'이 전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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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I 2026.09.27 0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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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분도론' 30년 넘게 정치권서 이용
경기북부 규제·차별 극복할 대안 '분도론'
최근에는 정부·道 모두 '특별한 보상' 우선
지역 특성 맞는 개발정책…분도 주장 여전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남쪽으로만 향하는 정부의 개발정책 탓에 경기북부는 성장을 위한 동력을 상실한 채 서울과 인접해 있다는 이유로 아파트만 즐비한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

한국전쟁 직후부터 경기 북부 지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들어선 군사시설과 수도권정비계획법, 상수원보후구역 등 수많은 규제로 성장시킬 계획을 뒤로 물려놓을 핑계거리가 됐다.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개념이 바로 ‘경기도 분도론’이다.

경기도 전체 중 파주·고양·의정부·양주·동두천·연천·구리·남양주·포천·가평 10개 시·군을 경기북부로 칭한다.(그래픽=경기연구원)
경기도 전체 중 파주·고양·의정부·양주·동두천·연천·구리·남양주·포천·가평 10개 시·군을 경기북부로 칭한다.(그래픽=경기연구원)
‘경기도 분도론’의 역사

경기도 분도론은 우리나라가 갖춘 지금의 지방자치제도가 시작한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치르는 선거마다 단골 이슈로 등장했지만 정부차원의 검토가 이뤄진적은 단 한번도 없다.

과거 국회의장을 역임했던 문희상 전 의원은 물론 경기북부를 지역구로 둔 수많은 국회의원들 역시 경기도에서 경기북부를 떼어내는 분도 법안을 냈지만 단 한번도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지금 22대 국회에서도 박정(2024년 5월31일), 정성호(2024년 5월30일), 김성원(2024년 6월12일) 의원이 관련 법안을 내놨지만 별다른 진척은 없다.

김동연 전 경기도지사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보름여 앞둔 2022년 5월 15일, 경기도에서 경기북부를 분리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공약을 발표하고 임기 중 명칭 공모까지 했지만 국회의 정부의 무관심 속에 김 전 지사 스스로도 슬그머니 발을 뺐다.

‘분도론’ 나오는 이유…규제와 차별

한강을 기준으로 경기도를 남과 북으로 나눈다는 개념의 경기도 분도론이 끊임없이 고개를 드는 이유는 ‘차별’에 있다. 전국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경기북부지역의 수많은 규제와 남쪽으로만 향했던 정부·경기도의 개발 정책 역시 경기북부의 소외감을 키웠다.

경기북부 성장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부분은 바로 규제다. 경기북부 전체 4269㎢ 중 40%에 달하는 1715㎢가 군사시설보호구역(2025년말 기준)으로 묶여 있다.

이곳에서는 기업활동 자체가 불가능하다. 집 한채를 지으려 해도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추가로 거쳐야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한 규제정책인 수도권정비계획법에 해당된다. 법 중 과밀억제권역에 속하는 지역에에는 신규 공장이 들어서지 못한다.

이와 함께 상수원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까지 있어 지역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경제적 기능의 시설이 들어서는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규제 탓일까? 정부는 사업 추진이 수월한 남쪽으만 개발 정책을 세웠다. 우리나라 정보기술(IT)·바이오·콘텐츠 산업의 중심으로써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테크노밸리를 성남시에 조성했다. 최근에는 ‘이천-용인-화성-오산-평택’까지 이어지는 경기남부권 반도체벨트까지 꾸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경기남부와 경기북부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각각 500조원과 90조원으로 같은 광역지방자치단체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나누기 보다 특별한 보상이 대세

분도론에 회의적인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처음 내놨던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 이라는 말은 이제 우리나라 어디에서든 쓰이는 관용구가 됐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김 전 지사도 특별자치도 설치 무산 이후 대개발·대개조 등 경기북부에 대한 특별한 지원책을 내놨다.

민선9기 추미애 경기도지사 역시 경기북부를 경기도에서 분리하는 분도론을 꺼내기보다 수십년간 소외된 경기북부에 대한 특별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지사는 지난 21일 열린 당·정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경기북부가 수도권이라는 이름에 묶여서 똑같이 취급 받는 것은 문제”라며 “수도권 안에 그늘이 있다는걸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기북부는 오랫동안 환경보존과 국가안보, 수도권정비계획법 상 과밀억제권역으로 묶여서 희생을 강요당했다”며 “중첩규제로 기업유치는 물론 도로 하나 놓는데도 많은 애로를 겪는 만큼 지역 특성에 맞춘 합리적 개발방안과 인프라에 대한 국가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꺼지지 않는 ‘경기북부 분도’ 불씨

최현덕 남양주시장은 최근 “경기도는 너무 비대해졌고 31개 시·군을 도지사가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다”며 “남부는 지금 명칭 그대로 ‘경기도’, 북부는 ‘경기특별자치도’로 분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경기도 인구는 약 1400만명에 육박한다. 이중 북부지역 10개 시·군만 따로 집계하면 약 360만명이다. 지금 바로 경기도를 남과 북으로 나눈다면 경기북부의 인구 규모는 경기남부와 서울시에 이어 우리나라 세번째에 해당한다.

경기북부의 인구 규모가 성장하면서 이에 걸맞는 자족기능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 속에 이를 위한 대안으로 특별자치도 설치 필요성이 꾸준히 대두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산재한 규제에 대응하고 경기북부 지역 특성에 맞는 성장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경기도 전체의 도지사가 아닌, 북부 10개 시·군만 관할하는 도지사의 필요성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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