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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15개월 만에 금리 인상 행보가 멈췄으나 국내 은행권 대출금리는 최근 시장금리 상승을 반영해 소폭 오르는 모습이다. 은행들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유예 조치 만료를 앞두고 은행채 발행을 늘리는 등 채권시장 변동이 지속하는 것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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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6%로 전달(3.44%) 대비 0.12%포인트(p) 상승했다.
신규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4.34%까지 올랐다가 12월 4.29%, 올해 1월 3.82%, 2월 3.53%으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3월(3.56%) 반등했다. 이어 4월 기준 신규 코픽스는 전월 대비 0.12%포인트 내리면서 기준금리 아래로 떨어졌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같은 기간 잔액기준 코픽스는 3.76%로 0.03%포인트 상승했다.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4월보다 0.05%포인트 오른 3.14%로 집계됐다. 최근 4주간 주간 단위로 공시된 단기 코픽스는 3.55%→3.62%→3.64%→3.71%로 줄곧 상승세가 나타났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코픽스가 내리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코픽스가 소폭 상승한 주된 배경은 은행채 금리 등이 오른 영향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AAA) 1년물 금리는 지난 4월 말 연 3.616%에서 한 달 뒤인 5월 말 3.873%로 0.257%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은행권은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한시적으로 낮췄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유예가 이달 말 끝나는 것에 대비해 은행채를 발행하고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유동성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6월 말 LCR규제 유예조치가 만료되면서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면서 “최근 RP(환매조건부채권)와 CD(양도성 예금증서) 등 단기금리가 상승하며 은행채 금리도 함께 상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담대 금리 또 오른다…신규 대출자 ‘고정형’ 택하나
이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들은 16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이날 공개된 코픽스 금리를 반영한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를 이날 4.11~5.51%에서 16일 4.23~5.63%로 올린다. 우리은행은 4.22~5.42%에서 4.34~5.54%로 코픽스 상승 폭(0.12%p)만큼 오른다. 신한·하나은행의 금리도 시차를 두고 점차 하락할 전망이다. 양사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하지 않고, 매일 금융채 금리에 따라 기준금리를 산정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급격한 금리 변동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며 연말까지는 시장금리가 현 수준에서 소폭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진단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픽스 신규 취급액 같은 경우는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데, 최근에는 주담대 대출 수요가 조금씩 늘어난 것도 금리 상승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한국은행도 경기 위축 우려에 향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해처럼 대출 금리가 상승곡석을 그릴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신규 대출자의 경우 현재같은 분위기에선 변동형보다는 고정형을 택하는 경우가 유리할 수 있다”면서 “정부도 차주들의 리스크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고정금리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리라고 한 이후 은행들이 나서 고정금리의 가산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