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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포함한 현 회계제도를 유지하되, 내용을 수정하는 개편을 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폐지 여부에 대해 “시행 몇 년 만에 제도를 폐지할 계획은 없지만, 기업 부담 완화는 할 것”이라며 “법이나 시행령 개정 등 여러 방안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와 회계업계가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자, 금융위는 중재안 성격의 개편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 주기적 지정감사제의 ‘6+3 방식’(자유선임 6년, 지정 3년)을 ‘9+3’이나 ‘6+2’로 바꿔, 자유선임 기간을 늘리거나 지정 감사를 줄이는 방안이다. 감사인 직권 지정 사유를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직권 지정은 공정한 감사가 필요한 경우 금융위가 직접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앞서 과거에는 특정 회계법인이 길게는 수십년 간 한 회사의 감사를 맡았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로 천문학적인 혈세까지 투입되자, 정부는 외부감사법 개정안(신외감법)을 추진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2018년 11월 신외감법 시행에 따라 도입됐다. 한 회사가 6년간 동일한 감사인을 선임하면 이후 3년간 정부(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가 새 감사인을 지정하는 것이다.
정부는 회계법인을 바꿔 ‘회계조작’을 방지하는 취지를 강조했지만, 기업들 불만은 커졌다. 경기가 녹록지 않은데 감사 비용·시간 등 회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이같은 기업 목소리는 더 커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감사인을 바꾸다 보니) 감사 품질이 떨어지고 기업 부담만 증가하는 부작용이 크다”며 주기적 지정감사제를 폐지해달라는 의견서를 지난 8일 금융위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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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회계업계는 ‘현행 유지’ 입장이다. 주기적 지정감사제 등을 담은 신외감법 시행으로 감사인 독립성 확보, 회계부정 방지, 회계투명성 확보 등의 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금감원의 지난해 업계 설문조사·간담회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 등 투자자들은 주기적 지정감사제에 대해 “한국 기업의 취약한 지배구조 문제 보완, 회계투명성 향상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회계학회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금융위, 한국상장사협의회,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계법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위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안은 그간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된 내용, 회계학회의 연구용역 결과, 10일 회계학회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며 “당장 2월에 결론내지 않고 충분히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