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청구권 행사 종료 째깍째깍…증권사는 긴장

양지윤 기자I 2022.12.14 05:30:00

오픈엣지 등 4개 종목 환매청구권 부여
수익 못 낸 개미 ''마지막 탈출구''
KB證, WCP ''저평가 다크호스'' 평가…이해상충 우려도
"환매청구권 공모가 90% 보험 아냐"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올해 주식시장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이 증시 하락과 맞물려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환매청구권 행사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가뜩이나 주식거래대금 감소에 레고랜드발 사태 이후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에서 상장 주관사를 맡은 증권사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코스닥 상장사 중 환매청구권을 부여한 종목은 더블유씨피(393890)(WCP)와 오픈엣지테크놀로지(394280), 선바이오(067370), 윤성에프앤씨(372170) 등 4개다.

환매청구권은 상장일 이후 일정 기간까지 주가가 하락하면 공모주를 배정받은 개인투자자들이 공모가의 90%에 주식을 상장 주관사에 되팔 수 있는 권리다.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기업 상장특례)과 성장성 추천 특례(증권사 추천 특례 상장)로 상장한 회사가 대상이다. 상장 주관사가 공모주를 매입해 주는 만큼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안전장치로 인식되지만, 올해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증시 급락 여파로 공모주가 부진하자 환매청구권 행사 종료를 앞둔 상장 주관사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환매청구권 물량을 사들인 뒤 다시 파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공모가 대비 주가가 가장 낮은 종목은 WCP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WCP의 종가는 4만4700원으로 공모가(6만원)과 비교해 25.50% 급락했다. WCP는 상장 첫날 종가가 4만1700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월 중순에는 3만원대 후반까지 떨어지자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모두 울상을 지었다. 이후 반등에 성공, 지난 1일 5만5000원대까지 반짝 상승했으나 최근에는 4만4000원대로 다시 추락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내년 1월2일까지 WCP 일반청약에 참여한 개미들의 환매청구권 행사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환매청구권 부여 종목 중 유일하게 공모가를 넘어선 적이 없어 손실을 줄이기 위한 ‘마지막 탈출구’가 될 수 있어서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연말까지 약세장이 예상되는 데다 2차전지 업종에 대한 선별적 매수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부담 요인이다.

대표 주관사로서 상장을 이끌었던 KB증권은 지난달 중순 WCP에 대해 ‘저평가된 다크호스’라고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7만원으로 제시했지만, 이해관계 상충 우려와 함께 평가 적정성 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직접적인 비교 대상으로 꼽혔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경우 분리막 사업의 점진적인 수요 회복을 전망하며 목표가를 25% 낮췄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WCP 상장으로 PI(자기자본투자)는 수익을 냈지만, IPO 쪽은 손실을 보게 돼 KB증권 내부에서도 부서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윤성에프앤씨와 선바이오도 공모가 대비 두자릿수대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윤성에프앤씨는 3.04% 하락한 3만9850원, 선바이오는 7.87% 오른 987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 대비로는 각각 18.67%, 10.27% 하락했다. 다만 이들 종목은 환매청구권 행사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10월 초 상상한 선바이오의 경우 9개월, 11월 중순 상장한 윤성에프앤씨는 6개월을 부여하고 있다.

오는 26일까지 환매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오픈엣지테크놀로지의 경우 이날 9170원으로 마감, 공모가 대비 하락률이 8.30%다. 남은 기간 동안 공모가 대비 하락률이 10% 내외를 유지한다면 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되파는 상황은 면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이긴 하지만 공모가의 90%를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환매청구권은 부여 종목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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