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부터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추석 성수품 가격도 설 명절 때보다 대폭 올라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실제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은 장바구니에 몇 개만 담아도 1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탓에 선뜻 지갑을 열지 못했다. 상인들 역시 제값에 제품을 매대에 걸지 못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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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지난해 대비 6.8%(2만241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28개 품목)이 평균 31만8045원이었다. 전통시장이 27만2171원, 대형유통업체는 36만3920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 6.6% 늘었다. 전통시장이 대형유통업체보다 평균 25%(9만1749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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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배, 밤 등은 대형마트보다 절반가량 저렴했고 배추, 파, 사과, 포도 등도 전통시장이 조금 더 쌌다. 생선류 중 갈치의 경우 카드할인을 적용하면 대형마트가 전통시장보다 현저히 저렴한 경우도 있었다.
대형마트와 1대 1 품목별 비교는 각자 장보기 상황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다. 마트가 진행하는 묶음판매, 카드사별 할인 이벤트에 따라 전통시장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다. B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진행하는 파격 세일전 등을 이용하면 전통시장보다 더 좋은 품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꼼꼼히 따져 보면 좋다”고 말했다.
결국 부지런하고 똑똑한 소비자만 알뜰한 명절을 보낼 수밖에 없게 됐다. 소비자들은 초고물가 시대에 명절을 맞는 기분이 썩 개운치만은 않다고 전한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표덕순(57) 씨는 “야채며 과일이며 너무 비싸서 장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이번 추석에는 되도록 양을 줄여 준비하는 방법밖에 없어 보인다”고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