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전 부회장은 지난 4월 31일 동생인 구미현·명진·지은 등 세 자매가 선임한 이사 21명을 해임하고 자신을 포함한 새로운 이사 48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올리겠다며 임시주총 개최를 아워홈에 요구했다. 아워홈이 이를 거부하자 구 전 부회장은 법원에 임시주총 허가를 요청했다.
아워홈은 고 구인회 LG 초대 회장의 셋째 아들 고 구자학 회장이 만든 회사다.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이 38.56%, 장녀 미현씨가 20.06%(자녀 지분 0.78% 포함), 차녀 명진씨가 19.60%, 삼녀 지은 대표가 20.67%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최대주주는 구 전 부회장이지만 세 자매 지분을 합하면 약 60%가 넘는다.
아워홈 남매의 난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지은 대표는 아워홈 입사 후 사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수업을 받았지만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본성 전 부회장이 2016년 경영에 참여하면서 첫 번째 분쟁이 발생했다.
2017년 장녀 구미현씨가 오빠의 손을 들어주면서 구지은 대표는 돈까스 전문점 ‘사보텐’ 등을 운영하는 자회사 캘리스코 대표로 밀려났다.
2019년에는 구 전 부회장의 아들 구재모 씨의 아워홈 사내이사 선임 건으로 다퉜다. 2차 남매의 난이었다. 당시 아워홈은 캘리스코 식자재 납품을 중단하며 구지은 대표를 압박했고 캘리스코는 거래처를 경쟁사 신세계푸드로 변경하기까지 했다.
|
그러나 1년 만에 다시 큰 오빠가 막냇동생 축출에 나섰다. 구 전 부회장은 “경영권에는 관심 없다”는 입장이지만 재계에서는 그가 이번 임시주총 소집을 통해 자신에게 우호적인 이사진을 구성한 뒤 본인의 지분을 제3자에 매각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또한 새 이사진이 구지은 대표이사를 해임할 가능성도 있다.
회사의 운명을 가를 ‘캐스팅 보트’는 장녀 구미현 씨가 쥐고 있다. 구씨가 오빠의 손을 들어 주느냐, 막내 구지은 대표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안건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구미현씨는 당초 지난 4월 구본성 전 부회장과 함께 임시 주주총회 청구를 한 당사자다. 둘의 지분은 도합 58.62%다.
그러나 최근 오빠 쪽과 관계가 벌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구미현씨는 지난달 아워홈에 내용증명을 보내 “임시 주총 소집허가 신청 사건에서 추가로 선임될 이사를 지정한 적도 없고 누구를 지정했는지도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미현 씨가 구지은 대표의 손을 들어줄 시 구본성 전 부회장의 경영권 흔들기는 손쉽게 구지은 대표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워낙 상황이 급변해왔던 터라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