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1분기 감사 시즌이 지나면서 코스닥 업체들의 사명 변경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코스닥 업체들은 사명 변경을 통해 나빠진 기업 이미지를 ‘세탁’하는 경우도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닥 업체들의 사명 변경은 총 4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건보다 소폭 늘었다. 다만 상장기업수 변동 등으로 사명 변경 증감 여부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
이들 기업 중 현재 문제가 있어 거래가 정지된 기업은 커머스마이너, 광무(029480), 에스에이치엔엘, 테라셈(182690), 인피니티엔티(016670), 휴온스블러썸(263920), COWON(056000), 포티스(141020), 샘코(263540) 등 총 9개 종목이다.
커머스마이너는 경남제약헬스케어가 이름을 바꾼 것으로, 경영진 횡령 및 배임 발생으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경남제약헬스케어는 앞서 이에스브이에서 이름을 바꾼 바 있다. 현재 상장폐지 실질 심사가 진행 중이며 올해 상폐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에스에이치엔엘(구 아래스)은 이미 3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가 결정된 곳이다. 광무는 주식병합으로 인해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하지만 최근 4사업연도 연속 손실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테라셈과 COWON, 에스에이치엔엘 역시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상태고, 인피니티엔티는 1년의 개선기간이 지난 8일 종료되면서 상장폐지 여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 휴온스블러썸은 상장폐지 기로에서 8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으면서 기사회생했고, 포티스는 사업보고서를 미제출하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지만 전날 제출하면서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샘코는 자본전액잠식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태다.
물론 사명 변경이 이들 기업처럼 문제가 있는 기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디지탈옵틱에서 이름을 바꾼 노블엠앤비의 경우 관리 종목에서 탈출하면서 이름도 바꿨다.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는 등 새 출발을 하기 위한 이유도 컸다. 노블엠앤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60% 상승했다.
광진윈텍은 올해 미래차 부품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목표를 밝히면서 이름을 아이윈(090150)으로 변경했다. 크레버스처럼 청담러닝과 씨엠에스에듀가 합병하면서 사명을 변경한 경우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전략적으로 사명 변경에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부정적인 소식을 숨기기 위해 사명 변경에 나서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사명 변경 이유를 잘 살펴보고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