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사우디 “206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넷-제로 달성”

김무연 기자I 2021.10.24 08:59:12

빈 살만 왕세자, 사우디 녹색 계획서 밝혀
2030년까지 감축 목표량 2배↑…메탄 협약 참여 선언
태양광 발전소 건립 등 친환경 에너지 다각화도 추진
"사우디, 세계 석유시장 안보 강화 주도적 역할할 것"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온실가스 감축에 칼을 빼들었다. 사우디 정부는 2060년까지 온실 가스 배출량 ‘넷-제로’를 달성하고, 당초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했던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을 2배로 늘렸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사진=AFP)


◇ 빈 살만 왕세자 “온실 가스 감축 및 친환경 에너지에 투자”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날 열린 ‘사우디 녹색 계획’(SGI)에 참석해 2060년까지 온실 가스 배출량 ‘넷-제로’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온실 가스 배출량 넷-제로는 자국이 포집할 수 있는 양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온실 가스를 배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30년까지 2020년 수준에서 30%까지 메탄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글로벌 협약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앞서 세계 24개국은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2020년 기준 30%가량 줄이겠다는 이른바 ‘글로벌 메탄 서약’에 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사우디는 2030년까지 연간 2억7800만톤(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수치는 이전 목표인 1억3000만t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왕세자는 이를 위해 7000억리얄(약 226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 덧붙였다.

사우디는 에너지 부문에서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해 4월 7개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했다 밝혔다. 또, 지난 8월에는 첫 번째 풍력 발전소가 가동하기 시작했다. 친환경 에너지의 연료인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50억달러(약 6조원)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도 세운 상태다.

아람코의 정유공장(사진=AFP)


◇ 사우디 노력, 석유 산업 보존 위한 자구책일수도

다만, 사우디 정부는 여전히 석유 산업은 필요하다고 못박았다. 석탄, 석유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동력원 사용을 점차 금기시하는 글로벌 추세에 발맞추기 위한 노력을 보이면서, 세계 각국에 자국의 주요 수입원인 석유 가격 안정화를 요구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6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넷-제로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사우디가 세계 석유 시장의 안보와 안정을 강화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재생 가능 에너지뿐만 아니라 화석 연료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온실 가스 문제는 포괄적인 방안으로 접근해야 한다”라면서 “우리는 포용적이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이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열려 있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사우디가 온실가스 감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만큼, 석유 산업을 보존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는 온실가스를 ‘악마화’하는 것이 역효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람코가 2050년까지 온실 가스 배출량 넷-제로를 달성하는 동시에 석유 및 가스 생산 능력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적절한 원유 공급을 위한 글로벌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