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DIC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 보유지분 36.27%로 1조원가량의 매각대금을 손에 쥘 경우 두산그룹은 연내 총 약 3조 2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이행하게 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빌린 3조 6000억원에 근접하게 된다.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두산건설과 함께 잠재매물로 꼽히는 두산메카텍, 산업차량BG, 두산밥캣, 라데나CC 등을 순조롭게 매각할 경우 두산그룹은 자금상환뿐 아니라 미래를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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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인지한 두산그룹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채무를 떠안겠다고 결정하자 원매자들은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실제 이번 인수전에는 현대중공업그룹과 함께 MBK파트너스, 글랜우드PE 등 국내 탑티어에 드는 사모투자펀드(PEF)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말 기준 8404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DIC가 앞으로도 견조한 실적을 올릴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특히 막판까지 고심했던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그룹의 우발채무 리스크 해소와 함께 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KDBI)의 재무적투자자(FI) 참여 제안에 인수전 참전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중공업그룹이 DIC를 인수할 경우 자회사인 현대건설기계와 함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4.5%로 높아지게 된다. 4.6%를 점하고 있는 볼보건설기계와 비슷해지는 셈이다. 국내 건설기계 시장 역시 70% 이상을 장악하게 된다.
두산그룹은 이르면 11월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경우 DIC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후 사업부문을 매각할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부문은 두산중공업과 합병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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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은 매각대금을 활용해 두산중공업에 대한 1조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뿐 아니라 향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현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박정원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보유 중인 두산퓨얼셀 지분 23%를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키로 결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