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미세먼지 농도도 높지 않은 탓에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 권고하고 있지만 갑갑한 일상을 탈출하고 싶은 욕구를 막기에는 부족했다.
서울에 사는 임수진(24·가명)씨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에 갇혀살다시피 하느라 울적했는데 날씨가 좋아 친구들과 한강에 바람을 쐬러 왔다"며 "야외에서 놀면 안전하다는 이야기를 들어 감염의 불안감은 없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무시한 '한강 피크닉'
이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방안’을 권고한 첫날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의 적극 참여를 당부한 것과 달리 한강 공원에서의 시민들의 모습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강화 방안으로 보름간 휴업에 들어가는 종교·체육·유흥시설이 많아지면서 야외인 한강공원으로 인파가 몰린 셈이다.
맑고 포근한 날씨였던 이 날 오후 2시께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근처에는 피크닉을 즐기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여의도 한강공원 입구에는 피크닉 물품 대여 업체를 통해 돗자리를 대여하는 이들이 줄을 섰으며,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를 타는 이들도 많았다.
이들 중 마스크를 쓰지 않고 한강을 활보하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황보라(25·가명)씨는 “모처럼 봄 분위기를 즐기러 나왔다”며 “야외는 실내보다 탁 트여 공기가 잘 통하기 때문에 감염의 위험이 적다고 판단해 마스크를 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스크 벗고 배달음식 먹고...무방비 상태의 한강공원
잔디밭에는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을 즐기는 이들로 가득했다.
많은 이들이 돗자리를 펴고 앉은 탓에 돗자리간의 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기준(2m)보다 가까웠다. 특히 한 개의 좁은 돗자리 위에는 3~4명이 함께 앉아있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다.
한강에 나온 시민들은 치킨, 떡볶이 등 배달음식을 먹거나 커피, 맥주 등의 음료를 마시면서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한강에서의 밀접 접촉은 코로나 감염 가능성 ↑
야외활동은 정말 안전할까.
지난 2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코로나19가 에어로졸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코로나19는 공기 중에서도 에어로졸로 3시간 생존했다. 비말 감염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야외 활동이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의미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의 핵심은 타인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거리를 지키는 것”이라며 “야외활동이라 하더라도 한강 공원에 빽빽이 앉아있으면 이 거리를 유지할 수 없다. 이는 밀접 접촉의 기회를 제공해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냅타임 이다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