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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시비를 건 건 트럼프 대통령. 그는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사기꾼 힐러리 클린턴이 2020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백악관을 향한 세 번째 도전 가능성을 포기한 것”이라고 적은 후 “이건 내가 다시 힐러리와 맞붙지 못하게 됐다는 뜻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가 몹시도 그리울 것(She will be sorely missed)”이라고 덧붙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전날(4일) 뉴욕시 방송국인 ‘뉴스 12’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대선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나는 계속해서 일하고 이야기하고 내가 믿는 바를 지지해나갈 것”이라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쉬운 상대’ 클린턴 전 장관과 다시 한 번 맞서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로, 사실상의 ‘조롱’으로 해석됐다. 2016년 당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예상을 깨고 대세론을 형성했던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를 꺾고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올랐다.
가만히 앉아 당할 클린턴 전 장관이 아니었다. 불과 40여 분 뒤 클린턴 전 장관도 트위터에 한 여성이 깔보는 표정으로 “왜 그렇게 너는 나한테 집착하니(why are you so obsessed with me?)”라고 언급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은 영화 ‘민스 걸스(Means Girls.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 여배우 레이첼 맥아담스가 말하는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지칭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에 대해 은유적 표현으로 반박한 것이라는 게 미국 언론들은 풀이다. 2020년 대선에서의 리매치는 불발됐지만, SNS 상에서 ‘조롱 대(對) 조롱’으로 재대결을 펼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