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와 종로학원하늘교육이 16일 ‘서울대 합격자 배출 상위 30개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낸 고교 중 일반고는 급감하고 그 빈자리를 특목·자사고가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서울대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상위 30위 고교(공동순위 포함 32개교) 중 일반고는 5곳(15.6%)에 불과하다. 반면 외국어고(외고)·과학고(과고)·영재학교 등 특목고와 자사고는 24곳으로 75%를 차지했다.
올해 서울대 합격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는 서울예고(67명)로 조사됐다. 이어 △서울과고 57명 △하나고·용인외대부고 55명 △대원외고 53명 △경기과고 51명 △대전과고 47명 △한영외고 34명 △민족사관고·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33명 순이다.
상위 10개교 중 영재학교는 4곳, 전국단위 자사고 3곳, 외고 2곳, 예술고 1곳이다. 일반고는 한 곳도 없다. 이들 학교가 배출한 합격생은 485명으로 서울대 전체 합격생(3311명)의 14.6%다. 서울대 신입생 7명 중 1명은 상위 10개교 학생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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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고가 24명으로 일반고 중 서울대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했다. 이어 △단대부고(19명) △숙명여고·신성고·한일고(각 17명)가 뒤를 이었다. 이들 학교 중 3곳은 교육특구로 불리는 서울 양천(강서고)·강남(단대부고·숙명여고) 소재 고교다.
2007학년도만 해도 상위 30위개교(공동순위 포함 33개교) 중 일반고는 13곳으로 39%를 차지했다. 특목고·자사고는 17곳으로 절반을 조금 상회하는 51.5%에 그쳤다. 올해 이 비율은 각각 15.6%(5곳), 75%(24곳)로 일반고는 눈에 띄게 하락한 반면 특목·자사고는 23%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2017년 교육통계 기준 전체 고3학생 56만8075명 중 일반고는 77.1%(43만7852명)인 반면, 특목고·자사고는 6.6%(3만7677명)에 불과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대는 신입생의 80% 가까이를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선발하는데 서울대 지원자 대부분이 1등급 성적으로 지원한다”며 “비슷한 등급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형하기 때문에 내신보다는 서류·면접평가에서 특목고·자사고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2007학년도만 해도 정시 선발 비중이 53.1%로 수시(46.9%)보다 높았다. 하지만 2013학년도부터 수시 비중을 79.9%까지 올리면서 이를 모두 학종으로 선발했다. 이후 서울대 전체 합격자 중 일반고 비율은 2007년 58.4%에서 43.6%로 하락한 반면 특목고·자사고 비율은 같은 기간 29.1%에서 44%로 상승했다. 서울대가 신입생의 80%를 학종으로 선발하면서 내세운 ‘공교육 정상화’ 취지가 실상은 특목고·자사고를 배려한 것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치러지는 2019학년도 입시에서도 서울대는 전체 정원의 78.5%를 수시 학종으로 선발한다. 서울 상위 15개 대학도 신입생의 43.3%(2018학년도 기준)를 학종으로 뽑고 있다.
수시 학종이 이른바 ‘대세 전형’으로 자리 잡았지만 일반고가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일반고의 한 진학부장은 “수시 학종이 대세가 되면서 이에 적응하지 못한 일반고가 고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성호 대표도 “특목고·자사고에 비해 일반고에서는 동아리·수상실적 등 비교과 활동을 채울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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