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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선로 늦어지고, 단수 누명까지…삼성, 평택사업장 100조 투자 늦어지나

김겨레 기자I 2018.08.16 05:00:00

지역 주민 반대에 '전전긍긍'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 라인 시찰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경기도 평택사업장에 약 10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지만 정작 지역에서는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에서 가장 중요한 전기와 물 조차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고덕~서안성 고압 송전선로는 안성시 주민 일부와 합의하지 못하면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애초 계획한 완공 시점인 2019년 6월보다 약 2년 늦은 2021년 6월에야 들어설 전망이다. 2라인 공사는 2020년이면 마무리 될 예정이다.

평택사업장이 위치한 고덕산업단지와 서안성 변전소를 잇는 송전선로가 건설되지 않으면 현재 삼성이 공사하고 있는 2라인은 풀가동할 수 없다. 조기 착공하기로 한 3, 4라인 역시 투자 지연이 불가피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평택을 찾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송전로 이야기를 꺼낸 것도 이 때문이다. 3,4라인까지 고려하면 향후 3년간 평택에 들어가는 투자액은 100조원 수준에 달한다. 막대한 투자를 계획했지만, 정작 필요한 전기공급을 걱정하는 셈이다.

전기는 반도체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적인 자원이다. 초미세공정을 위한 클린룸을 365일 24시간 유지해야 하는 데다 직원들의 안전 문제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단 5분이라도 정전이 발생할 경우 찍어내던 반도체를 폐기해야 한다. 지난 3월 삼성전자는 평택사업장 30분 정전돼 500억원의 피해를 봤다.

물도 문제다. 반도체 생산을 위해 전기와 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지난달 폭염으로 평택 지역이 단수 피해를 겪자 평택시가 삼성전자를 단수의 원인 지목했다. 하루에 필요한 물이 23만t인데 수자원공사가 물을 18만t 밖에 내려보내지 않은 데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이 공업용수가 아닌 상수원을 사용해 물 부족을 초래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35도가 넘는 폭염에 나흘간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한 지역민들의 시선은 싸늘해졌다.

이후 삼성 책임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수공은 평균 21만t 이상의 상수도를 꾸준히 공급했고, 삼성전자도 물부족 현상을 빚은 상수원 관로와 관련 없는 다른 곳에서 물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거짓 해명 논란이 일자 25일 정장선 평택시장이 나와 공개 사과하고 감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삼성은 여전히 지역의 눈치를 살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평택사업장 1라인은 안정적으로 전력과 용수를 공급받고 있다”면서도 “향후 3, 4라인을 가동하려면 아직 몇년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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