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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발표..관계 개선 가능성
김동연 부총리는 13일 월 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나타난 무역 보복을 에둘러 표현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김 부총리가 이번 달에 열리는 중국의 당 대회를 전환점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드 보복과 맞물려 종료 위기에 처했던 한·중 통화스와프가 연장되면서 양국 관계는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는 형국이다. 김 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현지 시간) 밤 워싱턴 D.C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기자들과 만나 560억달러 규모의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이 3년간 연장됐다고 발표했다. 통화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정한 환율에 따라 일정 시점에 교환하겠다는 국가 간 약속이자 외화 안전판이다.
이어 김 부총리는 한미 관계의 쟁점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최악의 상황까진 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총리는 “트럼프가 한미 FTA를 철회할 수 있는 위험을 인정한다”면서도 “미국이 한미 FTA를 탈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미치광이 협상 전략’까지 주문했던 트럼프가 한미 FTA를 폐기하는 극단적인 선택까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김 부총리의 판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초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양국은 통상장관회담도 열어 FTA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다.
다만 김 부총리는 “미국과 중국과의 경제적 갈등을 해소하는 가운데 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상황과 지정학적 리스크(위험요소)를 감안할 때 (무역을) 다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한국은 장기적인 목표로 인도, 동남아시아, 중남미 국가들과의 비즈니스 관계를 확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오늘의 (한반도) 상황이 이런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文정부, 소득주도·혁신성장 통해 3% 성장”
한편 김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12일(현지 시간) 밤 워싱턴 IMF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업무만찬 중에 기자들과 만나 “(업무만찬에서) ‘경제 회복세를 잘 활용해 잠재 성장률을 제고하고 포용적 성장을 위한 구조개혁 추진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김 부총리는 “정부는 대외 리스크(위험요소) 관리, 재정집행 효율화, 소득주도·혁신성장과 관련된 정부 정책을 통해 정부가 당초 예측한 3% 성장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성장의 질과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2015~2106년 연속으로 2.8% 성장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김 부총리는 “무디스사(글로벌 총괄 담당자)와 한국경제·정책에 대해 서로 질문을 하면서 좋은 토론을 했다”며 “피치 발표에 이어 무디스도 조만간 한국의 신용평가 결과를 발표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피치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AA-는 피치 신용등급 중 넷째로 높은 것이다.
앞서 김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 2017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참석 차 지난 11일(한국 시간) 출국했다. 그동안 김 부총리는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아담 포센 소장,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 헹 스위 키트 싱가포르 재무장관과 면담했다.
이어 스티븐 므누친 미국 재무장관, 쿠즈카로프 우즈베키스탄 경제부총리, 김용 세계은행 총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피치의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 담당자 등과 면담한 뒤 오는 16일 귀국한다. 중국, 일본 재무장관은 당대회 등 국내 일정으로 이번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해 양자면담은 없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