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현대상선(011200) 선복량(선박 적재능력)은 35만7267TEU(20피트 컨테이너 단위)로 세계 14위를 기록했다. 현대상선 선복량은 지난해 41만338TEU에서 23%가량 줄었다. 또 세계 물동량 점유율도 지난해 2%에서 올해 1.7%로 낮아졌다.
현재 우리나라 해운업체 가운데 현대상선을 제외하곤 SM상선과 흥아해운이 30위권이다. 그러나 SM상선 선복량은 4만9755TEU로 현대상선의 9분의 1 수준이다. 흥아해운도 3만8062TEU로 100위권 내 우리나라 선복량을 모두 합쳐도 10만TEU를 넘지 못한다.
지난해 한진해운 선복량은 62만1162TEU로 세계 8위 업체였다. 그러나 한진해운이 공중분해 되면서 물동량은 외국 주요 선사로 넘어갔다. 우리 토종 선사가 이 선복량을 흡수할 줄 알았지만 결국 해운업이 반토막 났다.
실제로 세계 5위권 업체 물동량은 지난해보다 모두 증가했다. 세계 1위 업체인 덴마크 선사 머스크(APM-Maersk) 선복량은 354만1567TEU로 지난해 316만4467TEU보다 38만TEU(11.9%) 이상 늘었다. 그다음으로 이탈리아 MSC(Mediterranean Shg Co) 선복량도 지난해 277만32TEU에서 올해 308만7537TEU로 31만7505TEU(11.4%) 증가했다. 두 업체가 늘린 물동량을 합치면 예전 한진해운 선복량과 근접하다.
중국 본토를 비롯한 중화권 업체의 추격도 맹렬하다. 10위권 내 중국 선사인 코스코(COSCO)와 대만 업체인 에버그린(Evergreen Line), 양밍해운(Yang Ming Marine Transport Corp.)도 모두 선복량이 급증했다. 특히 COSCO 선복량은 지난해보다 약 24만TEU 늘어난 180만8269TEU를 기록했다.
한진해운 물동량을 흡수한 경쟁업체는 몸집을 모두 불렸다. 이미 세계 5위권 선사가 전체 물동량의 58.8%를 장악하고 있다. 세계 10위권이었던 우리 해운은 현재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전체 물동량 점유율도 2%대에 머무른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 무역대국인데 수출입 물자를 외국 선사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특히 한진해운이 보유했던 유럽과 남미 쪽 터미널이 사라지면서 우리 해운업계는 급격히 위축됐다. 현대상선과 SM상선의 해운 서비스는 아메리카대륙 서부 해안에만 집중돼있다.
더 큰 문제는 현재로선 다른 대형 선사와 격차를 좁힐 묘안이 없다는 점이다. 해운업계는 현재로선 정부 지원과 시황이 살아나길 기다리며 자구책을 모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몰락하면서 국적선사 수송 능력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라며 “현재로선 비효율적인 해운 시스템을 개선하고 정부가 해운업계를 지원한다는 부분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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