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곤·강신우 기자] 새누리당이 4.13 총선 D-30일을 앞두고 극한 위기감에 내몰렸다. 연초 야권분열에 따른 어부지리로 180석 대망론을 내세웠지만 최근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친박 vs 비박 계파갈등이 극대화되면서 과반도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5차 공천결과를 발표하며 비박계 수장격인 김무성 대표는 경선을, 친박계 좌장격인 최경환 의원이 본선직행 티켓을 따냈다. 어느 정도 계파갈등을 봉합한 모양새이지만 아직 2% 부족하다. 수도권 비박계, 대구경북 지역 공천 결과가 여전히 베일에 가려있기 때문이다. 결국 새누리당의 총선 성적표는 공천막판 내홍 수습 여부에 달려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상현 막말파문에 공관위 파행까지 악재 연속
새누리당 공천과정은 내홍 그 자체다. 계파간 힘겨루기가 지속되면서 공천발표 때마다 파열음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윤상현 의원의 음주막말 파문이라는 메가톤급 악재까지 불거지면서 후푹풍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비박계가 윤 의원의 공천배제와 정계은퇴를 촉구하는 가운데 친박계는 취중실언이라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의 공천잡음은 한둘이 아니다. 현역 의원 공천살생부 논란은 물론 경선 여론조사 문건 유출 등 크고작은 잡음이 적지 않았다. 지지부진한 공천작업 속에서 당 안팎에서는 누구는 탈락한다는 카더라 통신과 찌라시만 난무하는 상황이 지속돼왔다.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총 5차례에 걸친 공천결과를 발표했지만 매번 파열음이 불거졌다. 현역 컷오프 1호인 친박 중진 김태환 의원은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강길부 의원은 “국민공천이 아닌 계파 사천이다.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이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 안팎은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로 여전히 어수선한 상황이다.
공천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공천관리위원회의 파행과 신뢰도 약화도 부담이다. 비박계인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독선적 회의 운영을 빌미로 공천심사를 보이콧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불거졌기 때문. 물론 공관위는 11일 극적화해 이후 12일 4차, 13일 5차 공천결과를 발표했지만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윤상현 의원 등은 제외돼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상황이다.
◇친박 vs 비박 계파갈등 봉합…남은 지역은 최대 공천 화약고
막바지에 다다른 새누리당의 공천은 13일이 분기점이었다. 가장 관심사는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의 공천 여부였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무지 무지 힘든 날이다. 제일 어려운 지역이 많이 남았다”면서 “최대한 빨리 하려고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대구는 수성갑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단수 공천한 것을 제외하면 핵심 지역 대부분이 제외됐다. 그러나 이른바 공천살생부에 이름을 올렸던 서울 서대문을 정두언·양천을 김용태 의원은 단수 공천을 받았다. 공관위 파행 사태의 주역이었던 황진하 사무총장은 단수공천을 받았다. 공천살생부와 공관위 파행을 둘러싼 국면이 어느 정도는 해소된 셈이다. 아울러김 대표를 비롯해 서청원, 이인제, 김을동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경선을 확정지었다. .
문제는 이제부터다. 향후 공천과정에서 계파갈등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초관심 지역의 공천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공천 여부는 이른바 ‘판도라의 상자’에 해당한다. 어느 쪽이든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또 막말파문의 당사자로 거취 압박을 받고 있는 윤상현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도 변수다. 윤 의원의 공천 여부에 따라 주요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도권 여론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친이계 맏형격인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과 친박에서 비박으로 변신한 진영 의원(서울 용산)의 공천 여부도 관심을 끄는 지역이다.
여권 관계자는 “야권분열이라는 호재보다는 공천잡음이라는 악재가 너무 큰 만큼 연초 기대했던 180석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총선본선에서 19대와 같은 강고한 야권연대의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과반 의석는 무난해보인다. 그 이상의 플러스 알파는 결국 공천갈등의 수습 여부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