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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사업으로 시작한 카카오그룹은 지난 6월 ‘카카오프렌즈’라는 캐릭터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고 본격적으로 캐릭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카카오프렌즈에서 파는 캐릭터 상품은 인형, 쿠션, 휴지통, 문구용품, 휴대폰케이스, USB, 피크닉 매트 등 1000여 개에 달한다. 올해 하반기엔 기분에 따라 웃는 표정, 찡그린 표정 등 다른 표정의 귀걸이나 반지를 할 수 있는 액세서리 브랜드, 패키지에 캐릭터가 새겨진 제과 제품을 파는 카페 사업까지 손을 뻗었다.
◇어른 아이 ‘키덜트’ 잡아라..40~50대도 캐릭터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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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스타워즈 상품전(11월27일~12월13일)에서 관련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의 37%가 40대로 나타났다. 20대(4%), 30대(32%)를 앞지른 수치다. 50대도 27%에 달했다. 홍정표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40~50대가 놀랍게도 전체 구매 고객의 60% 이상을 차지했다”며 “캐릭터 마니아층이 중장년층으로 확대됐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도 지난 9월 구로점과 잠실점에 키덜트 전문매장인 ‘키덜트 존(Kidult Zone)’를 열었다. 올해(1~10월) 완구 내 키덜트 관련 상품 매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무선조종완구는 전년 동기 대비 11.9% 판매가 늘었고, 가격이 상당한 수집용 완구는 714%나 매출이 상승했다. 이에 롯데마트는 키덜트 존을 건담, 스타워즈 등 캐릭터 상품 매장인 ‘피규어 존’과 드론, 무선조종 자동차(RC) 등 전자 완구 매장인 ‘드론/RC 존’으로 구성하고, 1만원대 저가 피규어부터 890만원에 달하는 실제 인물 사이즈 피규어 등 총 300여 가지 제품을 들여다놨다.
키덜트족은 특히 향수를 부르는 ‘연륜 있는’ 캐릭터에 관심을 보인다. 이랜드가 전개하는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스파오 관계자는 “이랜드 전속모델인 엑소나 AOA 관련 상품은 10~20대 초반이 주 고객인데 반해 스타워즈, 마블, 디즈니 등 콘텐츠 제휴 행사 구매 고객은 연령대가 확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에 이랜드는 디즈니(미키&미키프렌즈), 코카콜라, 스타워즈, 심슨 등 중장년층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캐릭터 티셔츠를 500종이나 출시했다.
◇온라인 쇼핑몰, 백화점 등 유통업계도 관심
키덜트족을 잡기 위한 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특히 올해는 백화점, 마트 등 유통업계까지 나서 캐릭터 관련 기획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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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신세계백화점이 기획한 스타워즈 상품전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전은 신세계 바이어들이 디즈니에서 캐릭터 라이센스만 취득한 후 나머지 모든 상품 기획, 디자인 등을 직접 맡아서 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은 지난 8월 세계적인 디자인 그룹 스티키몬스터랩, 신발 브랜드 탐스 등과 손잡고 ‘탐스X스티키몬스터랩 한정판 컬렉션’을 온라인몰 단독으로 판매했다. 탐스 신발에 스티키몬스터 캐릭터를 넣은 이 상품은 두 가지 모델을 총 4500개 한정 수량으로 선착순 판매했는데 ‘탐스 15 F/W 뉴 컬렉션’ 모델은 500개가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완판됐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키덜트가 하나의 현상이 아닌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몇 년 전에 비해 아동용뿐만 아니라 성인용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상품들 또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특히 패밀리룩으로 입기 위해 성인용과 키즈 상품을 함께 구입하는 고객들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