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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세븐의 귀환..집값 2006년 최고점 '9부능선'

김성훈 기자I 2015.11.03 05:30:00

아파트값 고점 대비 90.3% 수준
서초구 2010년 최고점 이미 넘어서
양천구 목동도 9·1대책 호재로 집값 상승세

△ 서울 강남권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2006년 말 최고점의 90% 선을 넘어선 곳도 적지 않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 자이’ 아파트 전경 [사진=서울시]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아파트값이 껑충 뛰었어요. 중소형은 나오자마자 거래되면서 최근엔 매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곳 신반포(한신 23차) 아파트 전용면적 57.83㎡형 매매가격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5억 9000만원선이었지만 지금은 7억 4000만~7억 5000만원에 팔리고 있어요. 최고점이었던 2011년 8월(6억 1000만원) 가격을 1억 4000만원 이상 뛰어넘은 겁니다. (서울 잠원동 유재환 잠원한신 공인중개사 대표)

서울 강남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값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부동산 활황기였던 2006년 말 최고점의 9부 능선을 넘어섰다. 대한민국 재건축시장의 중심에 선 서초구 아파트값은 이미 최고점을 넘어서 최고가 기록을 새로 작성하고 있다. 한 때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을 좌지우지하던 버블세븐 지역이 최근 들어 다시 이름값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버블세븐 지역이란 노무현 정부 때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양천구 목동, 경기도 용인시와 분당·평촌신도시 등 7개 지역을 말한다.

이데일리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버블세븐 지역의 3.3㎡당 평균 아파트 시세는 이달 현재 2049만원으로 2006년 12월 가격인 2268만원의 90.3% 수준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이들 지역의 평균 아파트값은 3.3㎡당 1894만원으로 고점 대비 83.5% 선이었다. 11개월 만에 6.8%포인트나 치솟은 것이다.

특히 강남 재건축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는 서초구는 2006년 말 아파트 시세를 훌쩍 넘어섰다. 당시 3.3㎡당 평균 시세가 2761만원이었지만, 지금은 2838만원으로 2.8%(77만원) 가량 웃돌고 있다. 서초구 아파트값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2010년 11월(2820만원) 기록마저 뛰어넘은 셈이다. 반포동 주공1단지 전용면적 106.25㎡형은 2011년 8월 19억 4500만원의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시세가 21억 6000만원에 달하고 있다.

잠원동 C공인 관계자는 “전세난에 따른 실수요자의 매매 전환으로 시작된 주택 매수 분위기가 투자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다”며 “버블세븐 지역,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매 거래 움직임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웃도는 데도 수십 대 일의 경쟁률로 청약이 마무리되면서 기존 아파트값도 오르고 거래시장도 덩달아 살아나고 있다는 얘기다.

양천구 목동도 지난해 재건축 연한을 골자로 한 정부의 ‘9·1 대책’과 전세난이 맞물리면서 아파트값이 급등했다. 목동은 재건축 가능 연한이 40년에서 30년으로 줄면서 최고 수혜지로 떠올랐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목동신시가지 1단지의 전용 51.48㎡형 시세는 이달 현재 5억 6000만~5억 7000만원으로 연초보다 1억원 가량 올랐다. 종전 최고치였던 2011년 8월(5억 4250만원)보다도 2000만~3000만원 가량 상승한 것이다. 김연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양천구지회 지회장은 “전셋집 품귀현상에 재건축 호재까지 더해지면서 실수요는 물론 재건축 수혜를 얻으려는 투자 수요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버블세븐 중 집값 회복 속도가 가장 더딘 곳은 용인시와 분당·평촌신도시다. 용인지역은 2007년 3월 최고점(3.3㎡당 1232만원) 대비 81% 수준인 998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4월(3.3㎡당 966만원)과 비교해 3.3% 가까이 오르면서 매매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분당도 2013년 3.3㎡당 1447만원까지 떨어졌지만,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 등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달 현재 3.3㎡당 1659만원까지 올랐다. 이 지역 아파트값은 2007년 최고점(3.3㎡당 2043만원)과 비교해 81.2% 수준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버블세븐 일부 지역 가운데서도 재건축 등 개발 호재가 풍부한 지역은 집값이 이전 최고점의 9부 능선을 넘어섰다”며 “강남 반포동와 개포동 등 재건축 사업이 활발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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