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키 버번을 찾아서]②시내트라도 즐긴 '신들의 넥타'..최고의 위스키는

김혜미 기자I 2015.09.05 04:10:01
[켄터키 루이빌=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직장인 남성들의 대표적인 애창곡 ‘마이 웨이(My way)’의 가수이자 배우 프랭크 시내트라는 생전에 주당으로 유명했다. 그는 생전에 할리우드 동료들과 어울려다니며 흥청망청 술 마시기를 즐겼는데 지난해 ‘프랭크 시내트라, 미리암 그리고 나’(Frank Sinatra, Miriam, and Me)를 펴낸 전기작가 미첼 핑크는 시내트라의 사망 원인은 알츠하이머가 아닌 ‘버번’(Bourbon)이라고 얘기할 정도였다. 핑크에 따르면 시내트라는 80세까지 잭 다니엘(Jack Daniel)을 하루에 한 병씩 즐겼다고 한다.

시내트라가 ‘신들의 넥타’라고 부를 정도로 즐겼던 잭 다니엘은 테네시주(州)에서 생산되지만 와일드 터키나 짐빔과 함께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아메리칸 위스키 가운데 하나다. 스카치 위스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스트레이트와 칵테일 등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아메리칸 위스키는 대체로 켄터키주의 버번 카운티에서 만드는 위스키, 즉 버번 위스키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최고의 버번은 내가 선택”..충분히 음미하고 즐겨라

켄터키에는 약 20여개 버번 위스키 업체들이 있으며 이들이 생산하는 위스키 브랜드만 2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토록 많은 위스키 브랜드 가운데 가장 좋은 위스키는 무엇일까. 7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짐 빔(Jim Beam)의 프레드 노에 마스터 디스틸러는 목을 타고 넘어가기 전부터 알코올이 강하게 느껴지는 위스키는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가공된 햄과 함께 버번 위스키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사진 : 김혜미 특파원)
독창적인 위스키 제조 방법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우드포드 리저브(Woodford Reserve)의 마스터 디스틸러인 크리스 모리스는 버번 위스키를 마실 때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것을 권했다.

처음에는 그저 버번 위스키만 스트레이트로 한 모금 입 안에 머금어본다. 종류에 따라 정도 차이는 있지만 코 끝으로 바닐라향과 캐러멜향, 오크향을 즐기는 순간 입 안에서는 달큰하거나 또는 스파이시한 강렬한 맛이 느껴진다. 조금씩 홀짝이며 여러가지 맛을 음미해본다.

그리고 나서 작게 자른 치즈나 말린 크랜베리, 초콜릿, 헤이즐넛, 흑설탕 시럽 등과 함께 마셔본다. 치즈와 함께 즐길 때면 기존 위스키 맛이 한층 강해지는 것을, 크랜베리와는 과일향이 더해지면서 엷은 딸기맛까지도 느끼게 된다. 초콜릿과 마실 때면 바닐라와 커피맛, 혹은 계피맛 등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제이 히바드 미국증류주협회(Distilled Spirits Council of the United States) 부회장은 “위스키는 숙성 시간과 혼합 비율(블렌드)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위스키라 해도 남이 마셨을 때 별로일 수 있다. 취향의 차이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고 내게 맞는 것을 선택하는 편이 좋다”고 설명했다.

우드포드 리저브의 마스터 디스틸러인 크리스 모리스(사진 : 김혜미 특파원)
◇순하고 부드럽게..칵테일로 즐기는 버번 위스키

버번 위스키는 그 자체로 여러가지 맛을 갖고 있는 만큼 다양한 재료의 칵테일로 만들었을 때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1960년대 뉴욕 맨해튼의 광고 회사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미국 드라마 ‘매드 맨’(Mad Men)’ 주인공 돈 드레이퍼가 종종 즐기는 칵테일 가운데 하나는 바로 ‘맨해튼’이다. 이 칵테일은 버번 혹은 라이 위스키 2온스, 스위트 베르무트 1온스에 앙고스투라 비터를 살짝 가미한 뒤 얼음과 함께 낸다. 비터는 칵테일에 들어가는 향료로 단 한 방울로도 큰 효과를 발휘하곤 한다.

여러가지 과일이 함께 어우러진 더 뉴 패션드 칵테일은 유리잔 한 가운데 각설탕을 둔 채 블랙베리와 오렌지 조각, 백리향 잔가지로 장식한다. 여기에 버번 2온스를 붓고 얼음을 채운 뒤 저으면 완성된다.

식음료 관련 전문 매체 푸드 네트워크는 최근 샴페인 버번 칵테일을 소개했다. 버번 위스키, 특히 우드포드 리저브의 버번 위스키와 스파클링 와인, 설탕, 물, 바닐라 빈으로 만드는 이 샴페인은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늦여름, 친구들과 함께 즐기기에 좋다. 이도 저도 없다면, 간단히 집에 있는 과일주스와 얼음을 섞어 기호에 맞게 마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

불릿 버번 위스키를 이용해 칵테일을 제조하는 모습.(사진 : 김혜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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