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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 손꼽히는 장수 CEO, 랑세스코리아 고제웅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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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선 기자I 2015.09.02 04:00:00

"국내 시장에 맞는 착한 화학 솔루션 공급이 그 비결이었죠"
친환경 특수화학제품 공급에 앞장

고제웅 랑세스코리아 사장.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화학과 요리는 닮은 구석이 많아요. 요리할 때 제일 중요한 건 식재료의 ‘균형과 조화’인데 화학제품을 만드는 데도 일맥상통하는 핵심이죠. 좋은 재료도 너무 많이 넣으면 맛이 이상해지듯이 화학제품을 만들 때도 욕심을 부리면 제품의 질이 떨어집니다.”

국내 외국계 기업 장수 CEO로 손꼽히는 고제웅 랑세스코리아 사장의 말이다. 고제웅 랑세스코리아 사장은 화학 분야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한 화학 베테랑. 2007년 랑세스코리아 설립 이래 현재까지 대표직을 역임하고 있다.

독일계 특수화학기업인 랑세스는 아스피린으로 잘 알려진 바이엘의 화학 및 폴리머 사업을 모태로 출발했다. 2005년 바이엘에서 독립 분사해 현재 세계 29개국에서 52개 생산 시설을 운영하는 세계적 규모의 화학기업으로 성장했다. 고성능 플라스틱, 합성고무, 고품질 특수화학제품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고성능 친환경 타이어의 핵심 원료인 합성고무와 금속을 대체하는 자동차 경량화 플라스틱을 비롯해 산업용 중간체, 무기안료 등 다수 분야에서 화학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랑세스는 대부분 지사에 독일인을 초기 CEO로 임명했지만 한국에서는 드물게 현지인 CEO로 첫 단추를 꿰었다. 한국 시장과 고객의 지형을 잘 아는 전문가가 적임이라고 판단한 것. 이때부터 랑세스코리아를 맡은 고제웅 사장은 9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변함없이 한국 시장을 진두지휘하고 있어 29개국 지사 중에서도 장수 CEO로 인정받고 있다.

랑세스코리아가 출발부터 순항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2000년 들어 구미선진국 화학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많았는데, 종합백화점처럼 다양한 화학사업을 하던 바이엘도 사업분야를 제약·화학·농업·고분자로 나눠 자생력 있는 사업은 분사하는 전략을 추진했죠. 바이엘을 중심으로 판을 짜기 때문에 독립하는 랑세스가 여유롭게 출발할 형편은 아니었습니다.” 26년간 바이엘코리아의 화학사업에 몸담았던 고 사장도 당시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작은 회사로 스타트라인에 서서 젊은 기업다운 열정과 현지 실정에 맞는 전략이 필요했다.

고 사장은 “요리를 하면서 느낀 점을 기업 경영에도 잘 응용하곤 하는데, 만든 음식을 먹어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워하고 정성을 다할 때 요리 맛이 더 좋았던 것처럼 우리 물건을 사주는 바이어들나 파트너도 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을 때 성과가 더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손이 미칠 수 없는 작은 시장들까지 효율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대리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신용으로 파트너십을 탄탄하게 다져놓은 점을 영업성공 전략으로 꼽았다. 2008년 금융 위기 등 여러 차례 고난에도 이를 토대로 이겨낼 수 있었다.

아울러 국내 타이어, 자동차 등 주요 산업 분야의 우수한 기업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으며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랑세스는 타이어의 핵심 원료인 고성능 합성고무를 국내 주요 타이어업체 공급하는데 특히 한국타이어와는 2007년부터 장기공급 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랑세스코리아는 해마다 두자릿수 성장을 했고 지난해에는 40여명의 직원이 3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매출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세계 4, 5위 타이어 자동차 생산국이자 화학 강국인 한국시장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기술 발전을 이끌고 있어 랑세스에게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구미 선진국 석유화학 회사들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만 생존한 만큼 국내 화학사도 차별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랑세스코리아는 최근 자동차 금속 부품을 경량화에 쓰이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바이오 합성고무, 무기안료, 수처리 솔루션, 친환경 가소제, 가죽 처리 화학약품 등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컬러콘크리트 웍스 포럼’을 열고 국내 건축 전문가에게 랑세스의 무기안료인 ‘베이페록스(Bayferrox®)’를 활용한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컬러콘크리트는 무기안료를 통해 색을 입은 콘크리트로 별도의 유지보수 작업이 필요없어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다음카카오 제주 본사 스페이스닷원 등이 컬러콘크리트 사용한 사례다. 고 대표는 “랑세스의 친환경 컬러콘크리트를 활용한 좋은 사례가 아시아, 특히 우리나라에서 많이 나오고 있어 뿌듯하다”면서 “랑세스의 친환경 화학 제품과 솔루션을 국내에 소개하고 점점 까다로워지는 환경 기준에 적합한 화학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고제웅 랑세스코리아 사장 약력

1956년 생으로 인하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직후 바이엘 유기화학사업부에 입사한 이래, 여러 화학 사업부문을 거치며 다양한 업계 경험을 쌓아 왔다. 2004년 바이엘 랑세스 사업부의 책임자로 회사 분리 작업을 진두지휘 한 후, 2007년 한국지사가 별도 법인으로 설립되면서 CEO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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