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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넘어선 기업]⑥47세에 창업해 세계3위 업체 일군 강소기업인

박철근 기자I 2015.08.28 02:55:00

양국현 아이오솔루션 대표,광통신용 비구면렌즈 일제 대체
작년 하반기부터 일본·대만·미국 등 수출 본격화
2018년 상장 목표…자동차·방위산업용 등 렌즈 사업 다각화

[광주=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일본의 파나소닉과 알프스는 고객사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자신들의 제품에 고객사들이 맞추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술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죠. 아이오솔루션은 고객사들이 일본 기업의 이런 태도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적극 공략해 고객사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을 공급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글로벌 통신 데이터량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속도경쟁에서 유리한 광통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이 시장에서 광학기술 선진국 위용을 뽐내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까지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자료= 아이오솔루션
지난 2009년 광통신용 비구면렌즈 시장에 뛰어든 양국현(52) 아이오솔루션 대표는 “광통신용 렌즈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47세라는 늦은 나이에 창업을 했다”며 “창업 후 3년간 제품 개발·양산에 매진한 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광통신용 렌즈 시장에서 수입품을 대체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지난 30년간 자동차 금형 분야에 종사했다. 불혹(不惑)을 훌쩍 넘긴 나이에 광학분야라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든 것.

그는 “사업에 대한 꿈을 갖고 있었지만 선후배들이 즐비한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또 경쟁을 하고 싶지 않았다”며 “광학렌즈와 광학렌즈 금형기술을 접목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처음부터 녹록지 않았다. 그는 “국내 고객사들도 한국의 작은 기업이 정밀기술을 요구하는 광통신용 비구면 렌즈 생산을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며 “비구면 렌즈가 높은 신뢰도를 요구하는 부품이다보니 국내 시장에서 수입대체효과를 거두는 데에만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비구면 렌즈는 일반 렌즈와 달리 빛이 통과할 때 초점이 맞지 않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대기업이나 전문연구소에서나 가능한 연삭가공을 정밀하게 할 수 있는 차별화 된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첨단 기술을 신생기업인 아이오솔루션이 구현한다는 것에 대해 업계는 처음에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양 대표는 운도 많이 따랐다고 겸손함을 표했다.

당시 국내에 롱텀에볼루션(LTE) 전국망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비구면 렌즈의 수요가 급증했다. 국내 광통신용 비구면 렌즈시장에서 수입대체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대만,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먼저 러브콜이 이어졌다. 자금이 필요할 때에는 정부 주도의 각종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대규모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양국현 아이오솔루션 대표이사는 일본의 파나소닉과 알프스가 독점하던 광통신용 비구면렌즈시 시장에서 창업 6년만에 점유율 20%를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 ‘고객 맞춤형 설계’를 꼽았다. 사진= 아이오솔루션
아이오솔루션은 관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고객 맞춤형 제품 공급’이라는 카드로 승부했다.

양 대표는 “파나소닉이나 알프스는 고객사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지 않아 고객사들의 불만이 있었다”며 “후발주자 입장에서 일본 기업의 약점을 파고 들어 우리만의 장점으로 승화시킨 것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기업이 장악한 시장에서 일본 기업에 대해 갖고 있는 애로·불만사항을 잘 파악해 공략한다면 일본 기업과의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이오솔루션은 올해 확정된 주문 규모만 1000만달러(약 118억원) 수준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56억원이었던 매출은 올해는 2배 이상 늘어 150억원에 달할 예상된다. 내년에도 해외 수출규모가 2000만달러(약 237억원)로 늘어나 올해보다 2배 가량 외형이 성장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는 “5~6년 밖에 안된 회사가 국내 광통신용 비구면 렌즈 시장의 15~20%를 차지하는 등 국내외 시장에서 급성장하다보니 일본 기업들이 ‘왜 우리 제품 사진을 아이오솔루션 홈페이지에 게재하느냐’는 식의 트집을 잡는 등 견제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전 세계 비구면 렌즈 시장은 파나소닉이 연간 450만개를 생산해 1위를 지키고 있다. 아이오솔루션은 창업 6년 만에 200만개의 생산규모를 구축해 단숨에 세계 3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양 대표는 광학기술 선진국인 일본을 완전히 넘어서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은 오랜 시간동안 기술 개발을 했기 때문에 소재, 렌즈 제조 등 기초 기술이 월등하다”며 “국내에서는 광학 분야 전문가를 찾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이오솔루션이 선진기술 개발을 위해 일본 엔지니어를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배경이다.

양 대표는 “2018년 매출 목표 710억원을 달성하고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며 “앞으로 광통신용 렌즈뿐만 아니라 자동차, 방위산업 관련 렌즈 등을 생산국내 유일의 세계적인 광학전문기업으로 키우고 싶다”고 전했다.

단위: 억원(2015년은 전망치). 자료=아이오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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