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방안에는 이통사 자회사·직영점 출점 제한(또는 중단)외에도 △자회사·직영점 일요일 휴무 △불공정상황반 핫라인을 통한 자회사 직영도매와 일반 유통점간 공정경쟁 유도 △불법 지원금 파파라치 보상금과 관련된 이통사의 중소 유통점에 대한 구상권 행사 제한 등이 담길 예정이다.
구체적인 시행 방안은 일부 바뀔 수 있지만, 정부와 이통3사가 상생방안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한 만큼 조만간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와 이통3사는 지난 15일 상생방안 마련을 위한 통신사 본부장급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에 대해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이 방안은 내부 준비를 거쳐 오는 10월부터 실시되고, 향후 1년간 일단 시행해 보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통사 직영점 숫자 더 안늘린다…한 달에 두 번 일요일은 휴무
정부-이통사 회의에서 방통위는 이통사 직영점 출점 제한과 주말 전산이 쉬는 한 달에 두번 정도의 일요 휴무는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이리 될 경우 대형마트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시행하는 일요휴무제가 이동통신 시장에도 도입된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연초 테크노마트 상인들을 만났을 때 상생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이유에서다. 당시 중소 상인들은 단통법에 따른 시장 냉각에다 특히 이통사 자회사나 직영점으로 몰리는 고객때문에 생계가 어렵다고 호소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사람들이 길거리로 나오지 않으면서 중소 상인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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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원론적 찬성…출점 중단·휴무 구체방안에 이견도
이통3사는 중소 유통상인에 대한 상생방안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했다. 단통법 이후 시장이 냉각되고, 지원금 공시제가 시행되면서 넓고 쾌적한 이통사 직영점이나 앱세서리(스마트폰과 연결된 기기) 등을 파는 플래그십 매장에는 손님이 몰리는 반면, 중소 판매점은 폐점하고 싶어도 권리금 문제로 이마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은 상생 취지에 따라 불법 지원금 신고제도인 ‘폰파라치’를 운영하면서 폰파라치 포상금 전부에 대해 해당 유통점에 구상권을 행사했던 과거와 달리, 500만 원 이상 금액이 올라가면 이통사가 절반을 책임지기로 하는 등 유통점에 행사하던 구상권을 스스로 제한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다만, 이통사들은 상생방안이 공정경쟁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직영점 출점 중단은 KT가, 직영점 한 달 두번 일요일 휴무는 LG유플러스가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통사 직영점 숫자는 SK텔레콤(560여개), LG유플러스(450여개), KT(330여개) 순인데, 당장 직영점 출점 중단조치가 내려지면 KT만 불리하다는 것이다.
또한 LG유플러스는 직영점 숫자는 적지만 직영점에서 올리는 매출 비중이 다른 회사보다 많고, 직영점 근무 인력 중 일부는 자사 직원이 아닌 협력사로 구성돼 일요일 전면 휴무가 되면 인건비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출점을 완전히 중단하기 보다는 8대 광역시만 중단하고 나머지 도시는 기존 중소 유통점을 인수할 경우 허용해주는 방안 등 중재안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일요일 휴무 문제는 반대가 없지만 직영점 출점 제한은 시장 기능이 약화될 수 있어 반대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전체 유통점 중 직영점이 차지하는 비율을 제한하면 KT도 만족하지 않을까 한다”면서 “일요일 휴무 역시 전체 유통점 대비 비율로 제한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