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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건설이슈] 현대건설 작년 실적에 웃는 진짜 이유

정수영 기자I 2015.01.24 06:00:00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얼마 전 대한건설협회는 상장 건설사들이 지난해 3분기까지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만큼 건설경기가 나빠 건설사들이 경영난에 시달린다는 얘기지요.

하지만 여기서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 안에 드는 대형건설사들은 사실 열외입니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지난해 저조한 성적표로 속앓이를 한 반면 현대건설(000720), 삼성물산(000830) 등 10위권 건설사들은 눈에 띄는 영업이익 증가세로 여유 있는 웃음을 보였으니까요.

현대건설은 2014년 연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17조 3870억원, 영업이익 9589억원, 당기순이익 586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는데요. 매출은 전년 대비 24.7%, 영업이익은 20.9%, 당기순이익은 3.0% 증가한 성적입니다.

아직 발표는 안났지만 삼성물산의 경우 4분기에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조 5297억원과 1869억원에 달할 것이란 예상치가 나왔습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8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8.64% 증가한 수준입니다. 현대산업(012630)개발, GS건설(006360), 대우건설(047040) 등도 괄목할만한 성적표를 손에 쥘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렇다고 모두 성적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지난 22일 실적을 발표한 대림산업(000210)은 지난해 270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4분기에만 영업손실 2227억원, 당기순손실 3585억원 등 어닝쇼크에 해당하는 성적입니다.

대형건설사 중 유독 눈에 띄는 성적을 낸 것은 현대건설입니다.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달랐습니다. 특히 신규수주는 27조원에 달하는데요, 이 정도의 성적을 낸 대는 동생뻘인 계열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성과가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대건설 IR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분 약 38.6%를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 5조 6892억원, 신규수주 11조 335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4월 현대엠코와의 합병 이후 시공순위 10위로 진입하면서 성장세가 두드러진 결과입니다. 합병 이전인 2013년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은 매출 2조 6162억원, 신규수주 5조 4864억원 정도에 그쳤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이 현대건설의 성적을 끌어올리는데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가능한 이유입니다. 이는 지난해 해외 계약 실적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현대건설이 계약체결한 해외 건설 수주액은 총 110억여 달러로 전년도 109억여 달러와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공사건수는 11건으로 전년도 19건에 비해 오히려 줄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지난해 96억여 달러의 해외 건설 수주계약을 체결, 전년도(52억 여 달러) 대비 83%나 증가했습니다. 통합 전 현대엠코의 해외사업이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을 감안하면 눈부신 성과입니다. 업계에선 해외사업 실적에서 아우가 형을 앞지를 날도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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