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하루만에 반등했다. 애플을 비롯한 기술주 주도로 뒷심을 발휘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를 하루 남겨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망세는 극도로 짙어졌다.
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9.28포인트, 0.15% 상승한 1만3112.44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17.53포인트, 0.59% 뛴 2999.66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거래일보다 3.05포인트, 0.22% 오른 1417.25를 기록했다.
굵직한 이슈가 없는 가운데서도 지난달 미국 ISM 서비스업 지수가 예상외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데다 그리스의 긴축안 처리와 연계된 총파업,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대한 우려감 등은 장 초반 지수를 하락쪽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장 후반으로 갈수록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관망세로 인해 매도세가 잦아든 상황에서 기술주와 에너지주가 반등한 덕에 지수도 뒷심을 발휘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아이패드 미니’ 등 신제품 출시 이후 첫 주말 사흘간 아이패드를 300만대나 판매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1.36% 상승했다. 애플의 주도로 휴렛-패커드와 인텔 등도 1%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넷플릭스는 칼 아이칸의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비해 ‘포이즌 필’을 도입했다는 소식에 2% 가까이 올랐고,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했던 휴매나와 메트로폴리탄 헬스네트웍스 등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트랜스오션도 실적 호조를 등에 업고 6% 가까이 올랐고, 도요타 역시 연간 실적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하며 4%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타임워너케이블은 에상보다 부진한 실적과 가입자수 감소로 인해 6.36% 추락했고,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매출 부진 우려에 콘에드와 PSE&G, 엑슬론 등 유틸리티 관련주들이 동반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 애플 아이패드, ‘미니’출시 첫주말 300만대 팔려
애플이 ‘아이패드 미니’와 4세대 ‘아이패드’를 출시한 이후 사흘만에 300만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했다. 우려에 비해서는 신제품 출시 효과가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날 애플은 지난 2일 새로운 아이패드 두 제품을 출시한 이후 주말을 포함한 사흘간 300만대의 아이패드를 팔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와이파이 모델로만 출시된 3세대 아이패드의 첫 주말 판매기록인 150만대보다 두 배나 높은 판매량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지난 주말에 아이패드 신제품 출시 기록을 세웠고, ‘아이패드 미니’도 초기 물량을 모두 팔아 치웠다”고 말했다. 또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는 경쟁사 제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다 만족스럽지 못한 제품 사양 등으로 인해 출시 첫 날부터 고객들의 관심이 높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그나마 부정적이지 않은 수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아이패드 미니’ 등 제품별로 별도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은 만큼 성급한 기대도 갖기 어려워 보인다.
앞서 파이퍼 재프레이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이번주 ‘아이패드 미니’를 100만~150만대 판매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캐너코드 제뉴이티의 마이크 워클리 애널리스트는 ‘아이패드 미니’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휴가철이 있는 4분기중 925만대 정도 팔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G20 공동성명 “성장부양 위해 급격한 긴축 자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이 글로벌 성장을 부양하기 위해 급격한 긴축조치를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또 미국에 재정절벽을 막아달라고도 촉구했다.
이날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멕시코시티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각국 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 성명서 초안을 마련했다. 성명서 초안에서 G20 재무장관들은 “글로벌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하방리스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유럽에서 마련된 위기 해결책들의 집행이 지연되는데다 미국의 재정절벽 가능성이 대두된데 따른 것으로, 일본의 예산조달 문제나 신흥국들의 성장 둔화도 경제의 하방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G20 선진 경제국들은 토론토 협약에 맞춰 정부재정을 중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개선하되 긴축의 속도는 경기 회복을 지지할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이 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다만 일본에 대해서는 중기적으로 재정을 더 개선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장관들은 다음 G20 정상회담 이전까지 오는 2016년 이후의 신뢰할만한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별 부채비율을 확인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일정을 제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미국의 재정절벽 우려와 관련해서는 “미국은 내년초 급격한 재정지출 감축을 피하면서도 정부 재정을 지속가능한 궤도 위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긴축 속도를 신중하게 정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美 10월 ISM 서비스업지수, 예상밖 저조
지난달 미국 서비스업 경기가 예상밖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연말 홀리데이시즌을 앞두고도 경기 기대감이 크게 높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날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10월중 서비스업지수가 54.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9월의 55.1은 물론 시장에서 예상했던 54.7을 모두 밑돈 것이다. 그러나 지수는 기준치인 50선을 넘었다. 서비스업지수는 기준치인 50선을 넘어설 경우 경기가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세부 항목별로는 신규주문이 57.7에서 54.8로 다소 악화됐고 경제활동지수도 59.9에서 55.4로 낮아졌다. 경제활동지수는 지난 6월 이후 넉 달만에 가장 낮았다. 반면 고용지수는 51.1에서 54.9로 높아져 3월 이후 7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 ‘재정적자 먹구름’..스페인, 복지시스템 전반 재검토
깊어지는 경기 침체와 최고의 실업률 등으로 재정적자 해소 기대가 줄어들자 스페인이 복지시스템 전반을 재검토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토마스 부르고스 스페인 복지부 차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의 복지시스템은 수입보다 지출이 훨씬 더 많은 적자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수입과 지출을 재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스페인이 올해 국내총생산(GDP)대비 6.3%라는 재정적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중앙정부는 복지시스템내 어떠한 적자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르고스 차관은 당초 올해 예산안에서 스페인 정부가 복지시스템에서 균형 재정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적자를 내고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그는 “여전히 결정해야할 사안들이 있고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정부 추정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지난달 루이스 마리아 린데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가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연금을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포기하기 않는 한 스페인 정부는 이미 그리스 만큼 커진 재정적자 문제를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스페인 정부는 11월부터 연금을 인플레이션에 연동하도록 하는 법을 적용할 것인지를 두고 몇주일 내로 결정을 내려야할 상황이다. 앞서 10월 인플레이션율이 3.5%에 이르러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탓이다. 현재 스페인 정부는 연금을 1% 인상하는 수준의 예산만 배정해둔 상태이며 중앙은행 추계로는 인플레이션율에 맞춰 연금을 인상하려면 30억유로를 더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