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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간 박근혜, 문재인 바람 잠재웠나

박원익 기자I 2012.02.25 06:00:00
[이데일리 박원익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24일 문재인 바람을 잠재우기 위해 4.11 총선 최고 격전지인 부산을 찾았다. 방문의 표면적 이유는 현장 목소리 청취지만, 실상은 부산·경남(PK) 지역의 민심을 달래기 위한 행보였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박 위원장은 ‘해양수산부 부활’, ‘신공항 건설’ 등 지역주민들이 요구해온 사안들에 대해 진전된 대답을 내놓으며 지역 민심을 끌어 안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야권의 공격 타깃이 돼왔던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서는 “저하고 할 얘기는 아니다”라며 무관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가 해양수산 발전을 위해 앞으로 관심을 많이 기울여야 될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해양수산을 발전시키기 위해 그런 부서가 꼭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 안을 놓고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다. 총선보다는 대선에서 검토돼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대선 공약화를 시사했다.

신공항 건설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인프라”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재차 밝혔다.

반면, 정수장학회 논란과 관련해서는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정치쟁점화를 해서 이 사람을 바꿔라 이 사람을 이렇게 해라고 얘기하는 것은 전혀 맞지가 않는 이야기”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정수장학회의 장학금으로 배출된 많은 인재들이 우리 사회 각계에서 일을 하고 계시다”며 “그런 분들의 자존심이나 명예에 큰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도 했다.

박 위원장은 아울러 지역주민들과 직접 접촉하는 민생 행보에도 주력했다.

가장 처음 방문한 동래우체국에서는 감동인물로 선정된 황성화 집배원을 만나 “굉장히 바쁘고 힘드실 텐데 16년이라는 세월 동안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나눔 봉사를 하셨다”고 격려했다. 점심 오찬 자리에서는 지역 시민단체 대표들과 만나 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오후에는 영상예술고 학생들을 만나 학교 폭력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도시재생의 롤 모델로 불리는 감천문화마을에 방문해서는 지역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기도 했다.

다만 이같은 노력으로 지역 민심이 얼마나 추스려 질지는 미지수다. PK지역은 역대 총선 때마다 새누리당에 강력한 지지를 보냈지만 최근의 상황은 판이하게 다르다. 돈봉투 사건, 대통령 측근 비리 등 악재가 잇따라 발생했고, ‘문성길(문재인·문성근·김정길)’ 트리오를 전면에 내세운 민주통합당의 공세도 거세다.

저축은행 사태와 동남권 신공항 불발의 여파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이날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박 위원장이 방문한 곳을 찾아 기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정수장학회 문제와 관련해 부산일보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조의 시위도 있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 “민심을 다독이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PK지역에서 과거와 같은 무조건적인 지지가 사라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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