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월가 전문가들은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한 가장 큰 배경으로 유럽 재정위기 문제를 꼽았다.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신청했지만,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주변국들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들린 매트록 헌팅턴애셋어드바이저스 매니저는 "하나 하나 쓰러지는 도미노 현상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며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받을 것은 모두가 예상했지만, 여전히 전체 유럽의 부채 상황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펜토 유로퍼시픽캐피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아일랜드의 문제는 유동성에 대한 것이 아니라 지불능력에 대한 것"이라며 "아일랜드는 대대적인 채무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리스찬 비드 젠워스파이낸셜자산운용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신청은 구제금융이 필요없다고 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며 "이것은 정책 담당자들조차도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를 정도로 투명성이 없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연방수사국(FBI)이 헤지펀드의 내부자거래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은행주에 부담을 더했다.
로버트 핍스 퍼스털링자산운용 이사는 "이번 조사의 타겟은 대부분 증권사와 투자은행(IB)들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댄 데밍 스터트랜드이쿼티 트레이더는 "은행업종은 FBI의 수사망이 좁혀져 옴에 따라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이는 주가에 분명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거래된 변동성지수(VIX)는 장 초반 9% 이상 치솟으며 19.7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것이 주식시장의 추세적인 하락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네이트 피터슨 찰스슈왑 선임 애널리스트는 "VIX가 9% 상승한 것은 상당히 큰 폭이지만, 여전히 올해 평균인 23보다는 낮다"며 "지난주 화요일 아일랜드와 중국 문제로 VIX가 월간최고인 23까지 올라섰지만 주 후반 들어 급속히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지난주 VIX가 23에서 18로 하락한 것은 호재"라며 "또한 S&P500 지수가 50일과 200일 이동평균선인 1174포인트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한 것은 상승 추세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 월가 전문가는 통계에 근거해 이번주 주식시장이 단기적인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해 눈길을 끌었다.
록키 화이트 쉐퍼스인베스트먼트리서치 선임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주식시장은 추수감사절 주간에 연중 등락의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다. 또 연휴가 지난 후에는 다시 연중 등락과 같은 방향으로 돌아갔다.
화이트는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주식시장이 올 들어 상승세이기 때문에 이번주는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주가는 하락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후에는 연말까지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