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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주가는 `납량특집`

유환구 기자I 2009.08.02 10:30:00

지난달 중순이후 주가 연일 `롤러코스터`
회사측 비밀주의에 대한 비판 목소리 커

[이데일리 유환구기자]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036570)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최근 주가가 연일 롤러코스터처럼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은 하루 단위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원치않는 한여름 `스릴`을 만끽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1위 게임회사이자 시가총액이 3조를 넘나드는 대형주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순위도 60위권에 해당한다.

덩치 큰 대형주의 주가가 코스닥의 소형주마냥 휘청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가를 쥐락펴락할 대형 뉴스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투자자들은 우왕좌왕하며, 궁금해하고 있다.

◇ 5% 등락은 예삿일.."대형주 맞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달 29일 3.7% 하락한 뒤 다음날 5.38% 급등했다. 그리고 31일에는 다시 2.92% 밀렸다. 
 
이러한 주가흐름은 지난달 중순 이후 낯익은 풍경이 됐다. 지난달 9일 이후 17거래일동안 등락률이 3%를 넘었던 날만 10거래일에 달한다.
 
지난달 9일과 11일에는 각각 11% 이상 추락하기도 했으며, 15일에는 다시 9% 가까이 껑충 뛰었다. 이후에도 극심한 갈짓자 행보는 좀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 중국효과 과연?..불안감 확산
 
"최근 엔씨소프트의 주가흐름은 투자자들의 갈등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과연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걸까.
 
답은 바로 2분기 실적이다. 10만원을 밑돌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를 20만원대 부근까지 `레벨업`시킨 동력은 주력게임 `아이온`의 중국대박에 대한 기대감이다.  
 
`아이온`은 지난 4월부터 중국내 서비스를 개시했다. 따라서 이번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중국시장 성과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그런데 지난 달부터 중국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아이온`의 중국내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는데다 중국의 게임아이템 거래규제와 바이러스·해킹에 대한 우려 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꺾이기 시작한 건 이 무렵부터다. 결국 투자자들은 불안감과 싸우고 있고, 그 과정에서 주가는 춤을 추고 있다.
 
◇ 엔씨 비밀주의 `한몫`.."전망 무의미"
 
문제는 엔씨소프트의 `비밀주의`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확산시키는데 한몫하고 있다는 점이다. 엔씨소프트는 현재까지 2분기 실적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내놓지 않고 있다. 
 
엔씨소프트 측은 2분기 실적전망을 묻는 질문에 "사내 규정상 실적발표 전에 어떤 언급도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이온`의 중국 로열티가 얼마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김택진 사장 밖에 없다는 소문도 있다"며 "회사 측이 조금이라도 정보를 공개했다면 이렇게까지 주가가 요동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기관투자자들도 같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 
 
통상 애널리스트들은 회사 측이 제시하는 자료 등을 근거로 투자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엔씨소프트의 경우 영업 관련정보를 거의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상당수 대기업들이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잠정실적을 먼저 공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의 경우 특히 해외사업 정보가 제한돼 있어 실적추정과 이에 따른 밸류에이션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주식"이라고 꼬집었다.
 
◇ "다시 코스닥 보내라" 항의 봇물
 
하루 단위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살얼음판 주가흐름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엔씨소프트는 초단타 작전주다. 삼천리자전거보다 더 심하다. 이런 종목은 코스닥으로 보내야 한다. 이런 종목이 코스피시장에 있어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회사 측의 비밀주의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한 투자자는 "엔씨소프트는 수많은 개미들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실적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다"며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현재 주가에 비해 턱없이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있는데 만약 실적이 안좋게 나온다면 손해배상이나 게임 불매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다른 투자자는 "개인투자자 보호차원에서라도 회사 측이 뭔가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7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컨퍼런스콜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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