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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매` 뉴욕 또 폭락..다우 8600도 무너져

김기성 기자I 2008.10.10 05:51:12

다우 5년만에 9천선 붕괴..최고치 40% 추락
3개월 라이보 연중 최고..달러가뭄 심화 우려
GM 주가 1950년으로 회귀..폭락 단초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9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또다시 폭락했다. 7일 연속 하락이다. 특히 다우 지수는 5년만에 9000선마저 내줬다.

장출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IBM의 실적 호전과 각국 정부의 고강도 금융시장 안정책을 감안할 때 그동안의 하락폭이 지나쳤다는 인식이 반영되면서 1% 가량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글로벌 금리인하 공조 등에도 불구하고 3개월짜리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가 연중 최고치에 올라서는 등 `달러 가뭄`이 해갈되지 못하면서 금융위기와 경기후퇴(recession)가 해결되기는 쉽지 않다는 우려감이 다시 부각됐고, 주요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폭락의 단초는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이 제공했다.

GM은 유럽지역 판매 감소와 JD파워의 내년 자동차판매 예상치 하향 조정 여파로 1950년 이후 최저치로 추락한데 이어 장후반 S&P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경고가 겹쳐지면서 전방위적인 투매를 촉발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깊숙히 침투했다는 공포감을 자극한 것이다.

지난달 19일 시작된 금융주 공매도가 이날로 해제되면서 금융주 하락에 일조했다. 금융위기로 보험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에 푸르덴셜 등도 급락했다. 원유 관련주도 유가의 연중 최저치 추락 여파로 뒤로 물러났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8579.19로 전일대비 678.91포인트(7.33%) 폭락했다. 다우 지수의 90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 2003년8월 이후 처음이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딱 1년전의 1만4164.53포인트에서 39.3%나 추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5.21포인트(5.47%) 추락한 1645.12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909.92로 75.02포인트(7.62%) 폭락했다.

◇GM 주가 1950년 회귀..S&P, 등급하향 경고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 주가가 1950년 수준으로 추락했다. GM은 31% 폭락한 주당 4.76달러로 마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등급 하향조정 경고와 유럽 매출 급감 등이 악재가 됐다.

S&P는 GM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 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번 조정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급격한 둔화와 취약한 자금 사정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M의 올들어 9월까지 유럽 지역 자동차 판매가 1.9% 줄었고, 시장점유율도 0.2%포인트 위축됐다는 소식도 주가 폭락에 한몫했다.

2위 업체인 포드자동차(F)도 21% 급락했다.

◇`달러 가뭄 심화`..금융주 동반 하락..공개도 해제도 한몫

미국등 각국 정부의 잇단 고강도 금융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달러 가뭄 현상이 오히려 심화되면서 금융주가 동반 하락했다.

달러 유동성을 가늠하는 3개월짜리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는 오히려 전일대비 23bp 오른 4.75%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 기근의 척도인 3개월짜리 라이보와 초단기대출금리(OIS)간 스프레드인 라이보-OIS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날 금융주 공매도 조치가 해제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학자금 대출업체인 샐리매(SLM)는 18% 급락했고, 미국 2위 보험사인 푸르덴셜(PRU)은 23% 후퇴했다. 씨티그룹(C)과 골드만삭스(GS)도 10%씩 떨어졌다.

◇`美재무부, 부실은행 직접 투자 국유화 검토`

미국 정부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부실은행 자본에 직접 투자해 부분적으로 국유화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이날 재무부 관계자를 인용,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재무부 관계자는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법안은 필요할 경우 재무부가 은행에 직접 현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허용했다"며 "이를 통해 은행의 재무구조 개선과 여신 기능 회복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슨 재무장관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영국과 유사한 은행 국유화 방안도 검토중이냐는 질문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답해 은행의 부분 국유화 채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같은 방안 정부가 금융권의 자본에 직접 투자하는 것으로 부실채권(부채) 매입 보다 훨씬 강도 높은 조치다.

◇유가 연중 최저..86.59弗

국제 유가가 연중 최저치로 추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이 대두됐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및 경기후퇴(recession)에 따른 원유 수요 급감 전망이 유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36달러(2.7%) 떨어진 86.59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연중 최저치로 장중 한때는 작년 12월초 이후 최저치인 배럴당 86.05달러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美 신규실업수당청구 2만명↓ 47.8만명

미국의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전주대비 2만명 줄어든 47만8000명을 기록했다고 9일(현지시간) 노동부가 발표했다.

그러나 추세를 보여주는 4주 평균 수치는 48만2500명으로 8250명 증가했다. 이는 7년 최고치다.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도 5만6000명 늘어난 356만명을 기록, 5년 최고치에 올라섰다.

◇美 8월 도매재고 0.8%↑ 예상상회..`판매부진 탓`

미국의 8월 도매재고가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 여파로 전월대비 0.8% 증가, 월가 예상치인 0.4%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7월 도매재고 증가율도 당초의 1.4%에서 1.5%로 상향 조정됐다.

이같은 도매재고 증가는 판매 부진이 이끌었다. 8월 도매판매는 1% 줄어 작년 1월 이후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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