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안근모특파원] 2일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세자릿수의 낙폭을 기록했고, 나스닥은 1%이상 떨어졌다.
추가적인 금리인상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경제지표가 잇따라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기업실적은 호재와 악재가 섞여 나왔지만, 마음이 상한 투자자들은 악재쪽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였다.
1월 소매점 판매 실적이 비교적 양호했고, 유가도 64달러대로 급락했으나, 투자자들의 우려감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테러 경계경보가 상향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아 매물을 부추겼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경보를 높일 계획이 없다"며 소문을 일축했으나, 투자심리는 이미 훼손된 상태였다.
오전장중 일찌감치 낙폭을 정한 지수들은 반등시도 한 번 하지 못한 채 바닥에서 옆걸음만 쳤다.
이날 다우지수는 0.93%, 101.97포인트 하락한 1만851.98, 나스닥지수는 1.25%, 28.99포인트 떨어진 2281.57, S&P500지수는 0.91%, 11.62포인트 내린 1270.84를 기록했다.
손바뀜이 계속해서 활발하게 이뤄졌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량은 25억6512만주, 나스닥에서는 22억6291만주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승대 하락종목 비율은 28대67, 나스닥에서는 31대63이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분은 2.8%, 1.88달러 하락한 배럴당 64.68달러에 마감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당장은 경제제재를 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원유공급 차질 우려가 크게 줄었다.
◆긴축 우려 커져..금리 민감주 약세
지난해 4분기 생산성이 0.6% 하락, 지난 2001년 1분기이후 처음으로 뒷걸음을 쳤다. 최근 4주간 실업자가 된 사람 수는 일주일간 평균 28만4250명으로 2000년 6월이후 5년반만에 가장 적었다.
금리정책에 민감한 업종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주택건설업(HGX)이 2.1%, 유틸리티(DJU)가 1.5%, 은행업(BIX)이 1%, 증권업(XBD)는 0.8% 하락했다.
씨티그룹(C)이 1.4%, 뱅크오브 아메리카(BAC)는 1.2% 떨어졌고, AIG는 1.2% 하락했다.
◆실적, 악재에 무게
화재경보기 및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타이코 인터내셔널(TYC)은 1회계분기 순이익이 22% 감소했다고 밝혀 5% 떨어졌다. 주당 순이익은 예상보다 조금 많았지만, 이번분기중 실적이 기대에 못미칠 것이라고 경고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미국 최대의 케이블TV회사인 컴캐스트(CMCSK)는 3.3% 하락했다. 컴캐스트의 분기 순이익은 69% 급감했다. 주당 순이익은 시장 예상(15센트)의 절반도 안되는 6센트에 불과했다.
반면, 스타벅스(SBUX)는 9.7% 급등했다. 스타벅스의 지난 1회계분기 순이익은 20% 증가, 주당 22센트의 순이익을 냈다. 시장 예상치를 2센트 상회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이익 전망치도 주당 68∼70센트로 5센트 상향조정했다.
메이택(MYG) 인수될 예정인 생활가전 업체 월풀(WHR)도 실적호재로 7.3% 뛰어 올랐다. 월풀의 4분기 순이익은 30% 증가했다. 주당 1.83달러의 흑자를 내 시장 예상치 1.70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자동차 실적호재 하루만에 소멸
예상을 깨고 1월 자동차 판매가 증가했다고 발표, 전날 동반 상승세를 탔던 자동차 빅3가 하루만에 일제히 급락했다.
GM이 3.7%, 포드(F)는 3.4%, 다임러크라이슬러(DCX)는 1.8% 떨어졌다.
이날 UBS는 GM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하향했다. UBS는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판매가 강하기는 하지만 대단하지는 않다"면서 "이런 판매추세에 따라 재고는 지난해 초에 나타났던 과도한 수준에 근접하며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드 최대의 납품업체인 비스테온(VC)이 7.6% 급락하는 등 부품주들도 곤욕을 치렀다.
◆소매업체 1월 매출 호조
소매업체들의 지난달 판매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다. 연말에 대거 풀린 상품권이 새해 들어 소비되기 시작한 것이 실적에 잡혔다. 소매업종 지수(RLX)는 0.3% 상승했다.
세계 최대의 소매체인인 월마트(WMT)는 예고한 대로 지난달 동일점 매출이 4.7%증가했다고 발표해 0.3% 올랐다.
라이벌인 타겟(TGT)도 예상보다 높은 5.2%의 판매신장률을 발표해 1% 상승했다.
미국 최대의 의류체인점인 갭(GPS)도 동일점 판매가 1% 증가했다. 모처럼 판매 증가세를 발표한 갭은 2005회계연도 주당 순이익이 1.22∼1.25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 1.16달러를 기대하던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갭 주가는 3.2% 올랐다.
한편, 기술주들은 대체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반도체(SOXX)가 1.5%, 컴퓨터 하드웨어(GHA)는 1.6%, 소프트웨어(GSO)는 1.7% 인터넷(GIN)은 1.8% 떨어졌다.
유가 급락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석유업(XOI)이 1.8% 떨어진 반면, 항공서비스(XAL)는 2%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