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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제의 그림자… `民工`들의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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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자I 2005.10.21 07:15:17
[조선일보 제공] `민궁(民工)`. 중국에서 농촌 출신 건설인부나 노동자를 일컫는 말이다. 지난 16일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의 댐 공사 현장에서 민궁 40여명이 쫓기고 있었다. 쫓는 사람들은 쇠파이프와 각목을 들고 붉은 헬멧을 쓴 정체불명의 사람들.

120명의 민궁들은 2개월 동안 일하고 월급 한 푼 받지 못하자 며칠간 태업했다. 시공사측은 즉시 다른 인부들을 데려와 공사에 투입시키고 이들을 공사장에서 쫓아냈다. 끝까지 버틴 민궁 40여명이 새 인부들의 진입을 막고 있던 중 `헬멧`들이 나타난 것이다.

동작이 빠른 사람은 달아났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은 그 자리에서 무자비하게 맞았다. 충칭 출신인 황밍중(黃明忠)과 왕중저우(王中周) 등 8명은 동작이 빨랐다. 1㎞ 가량을 죽어라 내달아 강변에 도착한 뒤 숨을 고르고 있었다.

`헬멧`들은 모질었다. 트럭을 타고 쫓아와서 8명을 둘러싸고 때렸다. 황·왕을 포함한 5명은 “이러다 맞아 죽겠다” 싶어 강으로 뛰어들었다. 3명은 강 중앙의 부표까지 헤엄쳤다. 그러나 황과 왕은 물속에 잠긴 뒤 끝내 떠오르지 않았다. `헬멧`들은 두 사람의 “살려달라”는 외침에도 쇠파이프를 짚고 구경만 했다. 북경만보(北京晩報)가 19일 전한 소식이다.

급성장한 중국 경제의 이면에는 혹독한 노동조건과 저임금을 견디는 수천만명의 민궁이 있다. 이들은 종종 노예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다.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의 주룽후(九龍湖) 관광지는 `민궁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출입구에 버젓이 걸어두고 있다. 중국 4세대 지도부는 국정의 기본 철학을 `이인위본(以人爲本·인간을 근본으로 삼는다)`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민궁이 `온전한 인간`으로 대접받기에는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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