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예측 기관들이 잇따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어제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1%에서 2.5%로 0.4%포인트 높였다. 이에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2일과 16일 한국경제가 올해 2.6% 성장할 것이라는 수정 전망을 내놓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도 2%에서 2.5%로 높아졌으며 이들 가운데 JP모건은 2.8% 성장을 예상했다.
국내외 경제예측 기관들의 성장률 상향조정에는 수출이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수출은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10월부터 살아나기 시작해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반도체가 전년동기 대비 56.1%나 급증하고 자동차도 월별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전체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두 자릿수(13.8%)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달 1~20일에도 조업일수 기준 일평균 수출액이 17.7% 증가했으며 선박 수출이 급증(155.8%)하는 등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분기별 성장률 추이를 살펴보면 우리 경제가 점차 활력을 되찾아 가는 회복 국면의 모습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4분기에 마이너스 0.4%까지 추락했던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0.3%, 2~4분기 연속 0.6%에 이어 올 1분기에는 1.3%까지 치솟았다. 분기 성장률이 1%대를 넘은 것은 2021년 4분기(1.4%) 이후 9분기 만이다. 1분기 성장률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것도 수출이 튼튼한 버팀목이 됐다.
그러나 향후 전망이 밝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여전히 마이너스권(-0.8%)을 맴돌고 있고 지난 3월만 놓고 보면 6.6%나 급감했다.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는 기업이 아직 적지 않다는 증거다. 하지만 기업 투자가 살아나지 않으면 성장 동력을 이어갈 수 없다. 최근 들어 미국 연준(Fed)이 9월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선제 투자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정부도 투자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을 강화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