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이데일리가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홍콩H지수 연계 ELS를 판매해 얻은 수수료 수입은 1866억원으로 집계됐다. 펀드와 신탁 형태 판매 수수료를 합친 것이다. 은행은 주로 신탁 형태로 ELS를 판매했다.
H지수가 한때 1만2000선을 넘었던 2021년 수수료 수입이 1160억원으로 가장 컸다. 5대 은행은 2022년에는 343억원, 2023년에는 363억원을 수수료 수입으로 올렸다. 은행별로 보면 이 기간 H지수 ELS를 가장 많이 판 것으로 알려진 국민은행의 수수료 수입이 가장 많았다. 국민은행은 2021년 606억원에 이어 2022년 239억원, 2023년 216억원을 벌었다. 도합 1061억원이다. 국민은행은 작년 11월 말 기준 8조1200억원어치의 H지수 ELS를 팔았다.
신한은행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217억원, 30억원씩 총 247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거뒀고, 하나은행은 3년에 걸쳐 해마다 133억원, 27억원, 110억원씩 총 270억원을 수수료로 가져갔다. NH농협은행의 경우 3년 동안 282억원(199억원, 46억원, 37억원)의 수수료를 벌었다. H지수 ELS 상품을 가장 적게 판 우리은행은 2021년 5억원, 2022년 1억원씩 총 6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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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수수료 수익을 거뒀지만, 고객들은 대규모 손실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이 2021년 판매한 H지수 연계 ELS의 3년 만기가 올해 들어 줄줄이 돌아오면서, 최근 8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확정된 상태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대형 은행 4곳이 판매한 H지수 연계 ELS 상품에서 지난 22일까지 총 8701억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이 판매한 H지수 ELS는 중 올 상반기 9조2000억원어치의 만기가 돌아온다. H지수가 반등하지 못하고 현재 흐름을 유지할 경우 손실액은 많게는 5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은행들도 무리한 ELS 판매가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감원은 은행들을 대상으로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2차 현장 검사를 벌이는 중이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분쟁 배상안을 이달 안에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