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8월1~22일) 국내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결정 공시건수는 총 20건으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5건, 코스닥은 15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유상증자 결정 공시건수는 코스피 5건, 코스닥 8건으로 총 13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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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상증자를 결정한 상장사의 주주들은 주가 하락을 우려하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유상증자를 통해 기존 주가 대비 할인된 가격을 적용한 신규 주식 발행이 늘어나 기존 주주의 가치 희석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 점을 지적한다. 벌어들이는 이익은 같은데 주식 수가 늘어나면 주당순이익(EPS)이 종전 대비 감소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이미 이달 유상증자를 결정한 코스닥 업체(거래정지 종목 제외) 12곳 중 과반인 7곳에서 다음 거래일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스템바이오텍(217730)은 지난 11일 35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후 다음 거래일인 14일에 하한가로 마감했다. EDGC(245620)도 지난 18일 894억원 규모의 주주 우선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결정 후 22% 넘게 떨어졌다. 이날 한화오션(042660)은 2조원대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풍문 해명 공시 만으로도 5.03% 하락했다.
채권금리 상승으로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해 앞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상장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802%를 기록했다. 이는 8월1일 기준 3.647% 대비 0.15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국고채 10년물은 3.986%로 마감해 4%에 근접했다. 미국 채권금리가 경제 지표 호조에 급등하면서 국내 채금 시장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21일(미 동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4.35%를 기록해 지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의 가장 기본적인 배경은 미국 경제가 호조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국제유가 상승 등 물가 관련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라며 “연말까지 한미 양국 모두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일정 수준 반등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사실이 아닌 증자 목적에 따라 주가 흐름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향후 사업 전망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서 유상증자를 하면 주가가 하락하지만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인수·합병(M&A) 을 추진하는 경우 주가가 올라갈 수 있다”며 “유상증자는 지분가치 희석을 수반하지만 신규 수익 창출 가능성이 우려를 상쇄하면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