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과열 논란도 없다…계속 가는 엔터주

김인경 기자I 2023.07.13 05:30:00

에스엠, 4.78% 오르며 4일째 상승…연초 후 60%↑
실적 상향에 시스템 갖추며 ''증시 주도주'' 역할
美 걸그룹 출격 준비에 ''세번째 성장'' 기대도
군입대·재계약 등 리스크에도 "확실한 모멘텀 주목해야"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케이팝(K-POP) 가수들이 일본으로 집중 진출하던 시기를 1기, 하이브(352820) 소속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차트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영역을 넓히던 시기를 2기로 본다. 이어 국내 엔터업체가 제작한 미국 걸그룹이 활동하는 3기가 조만간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2분기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는 엔터 기업들이 미국 걸그룹을 시작으로 하반기부터 향후 2~3년간의 모멘텀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평가다.

◇2차전지 못지 않은 주도주…JYP, 올해만 99%↑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에스엠(041510)(SM)은 전 거래일보다 5600원(4.78%) 오른 12만2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올해 들어 59.97% 상승했다.

JYP Ent.(035900)(JYP) 역시 이날 700원(0.52%) 상승했다. 연초 이후 무려 99.11% 급등했다. 올 들어 엔터업종 대장주인 하이브(352820)는 51.58%,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YG) 69.44% 각각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상승률(15.13%)이나 코스닥의 상승률(29.53%)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시장에서는 엔터주가 2차전지 못지않은 ‘증시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케이팝 시장이 글로벌 규모로 확장하면서 실적 눈높이가 상향한 데다, 산업 자체가 시스템을 갖추면서 변수가 줄어들었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브(352820)의 2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13.12% 늘어난 5794억원이지만, 영업이익 전망치는 같은 기간 15.55% 줄어든 746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세븐틴과 엔하이픈, 르세라핌 등 소속가수들의 음반 판매가 호조세를 보였고 TXT와 슈가의 월드투어도 있었지만, BTS의 10주년 일회성 비용이 컸기 때문이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롯이 축제만을 즐기러 온 전 세계 BTS 팬들을 위한 행사인 만큼, 수익화보다는 기념과 팬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에 따라 이익 자체는 아쉽지만, 구조적 문제에 따른 비용 증가, 수익성 훼손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JYP나 SM, YG는 전년 동기보다 나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JYP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81.62% 늘어난 441억원, SM은 같은 기간 71.50% 증가한 332억원의 영업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와이지엔터의 2분기 영업이익 역시 2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3.55%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YG는 블랙핑크의 월드 투어 및 YG플러스의 앨범 제작 신사업이 하이브향까지 확장되면서 긍정적인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라며 “SM도 에스파와 NCT 유닛·솔로 컴백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걸그룹 출격 …‘엔터업계 세번째 모멘텀’

여기에 향후 2~3년 이상의 실적 모멘텀도 갖추고 있다. 하반기에 하이브와 JYP의 미국 걸그룹이 출격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미국 걸그룹 데뷔가 단순히 하이브와 JYP의 호재가 아니라 엔터업계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케이팝은 지난 10년 간 2번의 구조적 성장을 거쳤는데 첫 번째가 전 세계 2위 음악 시장인 일본에서 동방신기(SM), 빅뱅(YG), 그리고 트와이스(JYP)가 언어의 현지화를 통해 돔·스타디움 투어까지 해낸 것, 두 번째는 BTS의 빌보드 HOT100 1위에 더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보이는 음악인 케이팝 전체가 유튜브를 통해 BTS의 낙수 효과를 보게 된 것”이라며 “미국 현지 아이돌 데뷔로 세번째 구조적 성장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JYP의 니쥬나 CJ ENM의 JO1 및 INI 등이 일본 현지화 모델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연내 한국 엔터가 만들어 낸 미국 현지 아이돌이 데뷔한다면 전환점을 마련할 것이란 얘기다.

물론 실적이 우상향하고 시장이 넓어진다고 해도 주의는 해야 한다. 아이돌 제작이나 콘텐츠 생산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군대 문제나 멤버 재계약 문제 같은 구조적인 악재도 있다. 실제 YG는 이날 4600원(5.83%) 하락하며 7만4300원에 마감했는데, 간판 걸그룹인 블랙핑크의 멤버 리사가 재계약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 탓이었다.

이날 한 매체는 중국 소식통 인용해 리사와 YG의 재계약 불발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한 에이전시는 “YG와 리사의 스케줄을 조율하며 출연 여부를 타진해 왔는데, 최근 ‘리사와 재계약이 불투명해 8월 이후 스케줄을 협의하기 어렵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YG 측은 “투어 및 개인 일정 때문이며, 계약 여부와는 상관없다”면서 “리사의 재계약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 재계약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이 된 데다 불발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면서 “8월 컴백하는 트레저 및 9월 데뷔하는 베이비몬스터의 성장세도 순조로운 상황인 만큼, 불확실한 리스크보다는 확실한 모멘텀에 주목해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