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는 40대 김모씨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열린 ‘대국민 로또 6/45 추첨 공개방송’을 참관한 뒤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김씨는 “경찰이 동행하며 로또 공 가방을 봉인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며 “또 로또 공 무게와 둘레까지 재는 것을 보고 생각보다 투명하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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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복권관리위원회와 복권 주관사인 동행복권은 이날 1071회 차 로또 추첨 방송 규모 등을 확대해서 진행했다. 최근 특정 회차에 당첨자가 비정상적으로 몰리면서 ‘추첨 조작’ 의혹이 확산하자 동행복권 측이 의혹 해소 차원에서 행사를 기획했다. 홍덕기 동행복권 대표는 “최근 로또복권 1,2등 당첨자가 다수 발생해 복권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대국민 공개방송을 계기로 복권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이날 로또 추첨 공개 방송은 참관인 수를 10배 늘려 진행했다. 매주 토요일마다 열렸던 이 방송에는 참관인 약 15명이 참여했는데 이날 참관인 수는 150명이었다. 대규모 인원을 초청해 한번에 로또 조작설을 불식시키겠다는 취지에서다. 앞서 지난달 15일부터 26일까지 12일간 모집된 신청인만 1704명에 달하는 등 공개방송 참관을 위한 경쟁률이 11.4대 1을 보일 만큼 높은 관심을 보였다.
로또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준비됐다. 동행복권은 로또 추첨 준비의 전 과정을 공개했다. 취재진에게 로또 추첨기가 보관된 창고를 개방한 것은 물론, 참관인들에게는 △추첨 볼 봉인번호 확인 및 해제 △추첨 볼 둘레와 무게 체크 △방송에 사용될 볼 세트 선정 △추첨 볼 인식 및 추첨 장비 테스트 등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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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덕기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 간담회에서 로또 조작설을 반박했다. 홍 대표는 “로또는 당첨자 수에 따라서 n분의 1로 나누게 되는 방식”이라며 “예컨대 664명의 당첨자가 나오면 1인당 당첨 금액은 줄어들게 되는데, 당첨자가 많이 나오는 것이 조작일까”라고 반문했다.
또 ‘로또 명당’ 논란에는 “서울 노원구 ‘스파 판매점’이 유명하다”며 “이 판매점의 특징은 자동기재 비율이 87%로, 평균 자동기재 비율(70%)보다 높다는 점이다. 자동기재 번호들이 더 많은 조합을 커버할 수 있으니까 (그만큼 당첨) 확률이 조금 더 높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로또 마감 후 바로 추첨 방송을 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선 “로또 데이터를 감사하고 확정 짓는 것에 10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후에는 뉴스데스크 방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 하다 보니 35분에 진행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참관인들도 이번 방청을 통해 추첨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20대 김모씨는 “공 가방을 열거나 봉인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이 동행한다는 것에서 일단 믿음이 생겼다”며 “공 무게까지 일일이 측정하는 것을 보고 조작은 있을 수 없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내가 눈으로 봤으니까 주변에 의심하는 사람에게 알려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1071회 로또복권 추첨에서는 1등 당첨자가 5명으로 각 51억 8398만원씩 받게 됐다. 1등 당첨금이 50억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올해 로또 1등 당첨금 중 종전 최고 액수는 지난 2월 4일 추첨된 40억 8036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