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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을 견제하는 야당 의원이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자극적인 표현을 동원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빈곤 포르노는 모금 유도를 위해 가난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이나 사진 등을 말한다. 즉, 목적이 모금이고 수단이 가난이다. 이런 기준에서 보자면 김 여사를 향한 잣대는 과도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안타까운 부분은 김 여사의 행보가 갖는 의의가 사라진 점이다. 캄보디아에서의 김 여사 행보는 국내에서 윤 대통령이 강조한 ‘약자와의 동행’과 철학과 궤를 같이 한다. 더 넓게 보자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기여외교를 확대하겠다는 기조에 보조를 맞춘 것이다. 공식 배우자 프로그램 참여한 것 보다 대한민국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이는 캄보디아의 반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캄보디아 언론은 김 여사의 행보에 감사를 표했다. 자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현지 매체인 프놈펜 포스트는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현지 소년 아옥 로타(14)가 김 여사를 만난 뒤 한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프놈펜 포스트는 이날 발간된 신문에서 ‘아픈 소년에게 희망을 전한 한국 영부인(South Korea’s first lady brings hope to ill boy)’이라는 제목으로 김 여사와 로타의 만남에 관한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다뤘다. 프놈펜 포스트는 캄보디아의 유력 일간지다.
주한 캄보디아 대사 역시 국내 정치권의 비판에 일침을 가했다. 찌릉 보톰 랑사이 주한 캄보디아 대사는 영자지 코리아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김 여사의 친절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 문제가 지나치게 정치 이슈화됐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25일 S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캄보디아 현지에 상황 확인을 위해 사람을 보낸 사실을 알렸다. 그의 목적은 김 여사의 사진 촬영 당시 조명 사용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앞서 그는 “캄보디아의 전형적인 서민 주택인데 한국처럼 백열전등이 껴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 국회의원실에서도 조명 없이 찍으면 그런 영상이 나오지 않는다”며 의혹을 거듭 제기한 바 있다.
과연 빈곤 포르노를 조장하고 이용하는 사람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