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대화동에 산다는 김 모씨는 18일 고양시 고양꽃전시관에서 열린 ‘1기 신도시 정비 주민설명회’에서 자신이 사는 아파트 단지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1기 신도시 정비 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개최한 이날 설명회에선 이 같이 재정비에 대한 우려와 하소연이 주민 우려가 쏟아졌다.
가장 큰 화두는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였다. 국토교통부는 1기 신도시 재정비에 따른 주택 공급과 교통·정비시설 확충 계획 등을 담은 마스터플랜을 2024년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정비계획 수립과 조합 설립 등 실질적인 재정비 절차는 사실상 마스터플랜이 나오고 나서야 가능하다.
고영희 일산신도시 재건축연합회장은 “1기 신도시 자체가 계획도시로 만들어졌는데 왜 거창한 마스터플랜이 필요한지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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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대로 국토부가 졸속으로 마스터플랜을 세웠다는 비판도 나왔다. 주엽동에 산다는 박 모씨는 “30년 만에 아파트를 부수는 나라가 어딨느냐. 최소한 50년, 100년은 가야 한다”며 “국토부가 철저히 마스터플랜을 세워야 한다. 국토부가 하도 시달리니까 2년 만에 마스터플랜을 세운다고 하는데 택도 없는 소리다”고 했다. 이런 박 씨의 주장에 일부 주민은 발언을 제지하며 항의했다.
선도지구 지정도 이날 쟁점이었다. 국토부는 마스터플랜 수립 직후 선도지구를 지정, 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1기 신도시 주민 사이에선 선도지구에 지정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정비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영희 회장은 “일산신도시 내에선 준공연도가 기껏해야 2~4년인데 선도지구랑 그렇지 않은 단지 간 형평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고 국토부에 따져 물었다. 이에 조성태 국토부 신도시재정비지원팀장은 “선도단지가 아니더라도 도시정비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답했다.
문성요 실장은 “이렇게 큰 도시를 정비하는 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며 “이날 설명드린 건 반드시 해내겠다. 믿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