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우리 군은 F-15K 전투기 등 30여대를 투입해 항공차단 작전에 나섰습니다. 기존 초계 비행 임무를 수행하던 전력에 더해 순차적으로 충주·대구 기지 등의 전투기들을 출격시킨 것입니다. 당시 합참은 이같은 조치에 대해 북측 항공기가 ‘특별감시선 이남으로 비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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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 군사용어에 ‘특별감시선’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언론들은 이를 ‘전투기의 빠른 속도를 고려해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이 설정한 선’이라고 해석했지만, 군이 발표한 특별감시선은 ‘특별공중감시구역’으로 보입니다.
특별공중감시구역은 북한 항공기가 더 비행하지 못하도록 설정된 ‘전술조치선’(TAL) 북방에서 일정한 점들을 연결한 선과 전술조치선 사이의 어느 특정한 부분을 다시 지정한 구역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당시 북측 항공기가 전술조치선을 넘어오지도 않았는데 우리 군이 대응 출격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공군 관계자들도 이해가 되지 않는 사항이라고 어리둥절했습니다.
특별공중감시구역은 말 그대로 전술조치선을 넘어오기 전 사전 대비 차원에서 감시하기 위해 설정한 지역입니다. 전술조치선을 넘어와야 항공기 대응 출격 등을 실시합니다. 전술조치선이라는게, 북한 군용기 침투시 우리 군 방공 작전의 대응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의 평시 비행 활동과 전진 기지를 고려해 설정한 선이기 때문입니다. 적이 이 선을 침투하거나 이 선 이남에서 탐지될 경우 요격기·유도탄·대공포 등에 의한 전술 조치가 즉각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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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북한 군용기들은 전술조치선을 기웃거렸습니다. 2018년 북한군 헬기가 강화도 인근 전술조치선을 넘는가 하면, 과거 대규모 군사 훈련 실시 당시 하루에도 몇 차례씩 전투기 등 항공기를 전술조치선 부근까지 접근시켰습니다. 이때마다 우리 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한강이남 상공을 선회비행하며 긴급 상황에 대비했다고 합니다.
◇北 이례적 비행에 전술조치선 이전 대응
그런데 이번에는 특별공중감시구역에서의 특이 비행에 의해 전술조치가 이뤄졌습니다. 보통은 평양~원산 축선에서 비행하던 북한 군용기들이 이번에는 그 아래에서 편대비행과 공대지 실사격 훈련까지 하는 이례적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는게 군 당국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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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미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을 동원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미국과 남조선의 극히 도발적이고 위협적인 합동군사연습에 우리 군대가 정당한 반응을 보인데 대하여 소위 경고를 보내려는 군사적 허세”라는 주장을 폈습니다. ‘정당한 반응’은 최근 연이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편대군 시위 비행 및 공대지사격 훈련 등을 뜻합니다.
하지만 없는 기름에 러시아제 IL-28 폭격기와 수호이-25·미그-21기 등 노후기종을 동원해 한미 전력에 대응하겠다는 것은 무모해 보이는 행동입니다. 그러나 역으로, 로널드레이건함과 호위 강습단이 코앞에서 우리 군과 연합훈련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 북한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