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은 간단했다. 국내 손꼽히는 IT플랫폼을 등에 업은 계열사들이 투자 유치를 통해 조 단위 몸값을 만들고 기업공개(IPO)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안겨주는 식이었다. 앞서 상장한 카카오뱅크(323410), 카카오게임즈(293490), 카카오페이(377300)도 모두 같은 수순을 밟았다. 카카오 계열사에 너도나도 투자하겠다며 뭉칫돈이 몰리는 현상이 너무도 당연한 것 처럼 보였다.
3100만명 가입자를 자랑하는 국내 1위 모빌리티 기업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지분 매각을 공식화하면서 내분에 휩싸였다. 지분 10%대 매각을 통한 2대 주주 변화를 꾀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임직원들이 매각 반대 입장을 밝히며 대립 구도가 거세지고 있다.
카카오가 직원과의 소통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임직원들이 원하는 보장을 명문화(明文化)하기 전까지는 갈등은 사그라지지 않을 조짐이다. 혹여나 카카오가 지분 매각을 강행할 경우 회사 내부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비판 여론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손에 잡힐 것 같던 IPO가 미뤄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혼전 양상을 맞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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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씨는 같은 해 11월 안테나 뮤직 지분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전액 매각하고 받은 70억원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재투자해 지분 0.07%(2만7438주)를 확보했다. 회사 중장기 발전을 위한 포석이기도 하지만, 상장만 하면 투자금보다 더 많은 돈이 되어 돌아올 것이란 계산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빚어진 표절 의혹은 그간 쌓아온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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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씨는 표절 논란 이후 “무의식중에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표절은 인정하지만, 의도적으로 행해진 것이 아닌 취지의 해명이었다. 사과와 해명에는 돌려 말하기 보다 ‘죄송하다’는 직접화법이 더 낫다는 사실은 간과했다.
문제는 리스크가 불거진 앞으로다. 이전과 같은 순조로운 상장이 쉽지 않아진 상황에서 어떤 결론을 낼지가 관건이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라는 게 갑자기 반전할 수 있고, 또 꺾일 수도 있다”면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카카오계열사들의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