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마음의 등불] “눈이 침침하고 찌그러져 보여요”, 연령관련 황반변성

이순용 기자I 2022.04.16 08:23:14

강승범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안과 교수

[강승범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안과 교수] 60대가 넘어가면서 눈이 침침해진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중에 일부는 병원을 조기 방문하여 그 원인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불편감이려니 하고 방치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다행히 시력저하의 원인이 노안이나 백내장이면 돋보기나 백내장 수술로 해결하면 되지만, 안타깝게도 중증 안과 질환으로 시력이 떨어진 경우는 환자 입장에서도,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도 난감하다.

강승범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안과 교수
우리나라 3대 실명질환은 당뇨로 인한 망막합병증, 녹내장, 연령관련 황반변성이다. 그 중 60대 이상에서 가장 흔한 시력상실의 원인인 연령관련 황반변성(Age Related Macular Degeneration)은 병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장년층 및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우리 눈의 망막에는 빛과 색을 정확하고 선명하게 인지하는 황반이라고 하는, 시세포가 밀집되어 있는 부위가 있다. 황반은 시력이 나오는 가장 중요한 부위인데, 노화 과정으로 황반에 위치한 시세포 기능이 떨어지면 황반 밑에 노폐물(드루젠)이 쌓이게 되고 이것들이 서로 뭉쳐 커지게 되면 시야를 가리고 시력 장애가 오게 된다. 주로 중심시력이 떨어지고, 물체가 찌그려져 보이는 증세로 나타나게 되어 이런 증세로 간단하게 황반변성인지 의심할 수 있다.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건성 황반변성은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 시세포가 서서히 파괴되기 때문에 중심부 시력도 역시 서서히 떨어진다.

습성 황반변성은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의 10% 정도 되지만 건성과는 달리 시력장애가 더 빠르고 심각하게 나타나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습성 황반변성에서는 황반 아래쪽에 병적혈관이 자라나게 되는데 정상적인 혈관과는 달리 매우 약하기 때문에 황반 밑에서 피가 터지거나 혈관에서 삼출물이 새어나와 시세포 손상을 유발시킨다. 시세포 기능이 손상되면 빠른 시간 내에 중심부 시력을 잃게 된다. 실제로 연령관련 황반변성으로 인한 실명 대부분이 습성 황반변성에 인한 것이다.

습성황반변성 환자 안저사진. 병적혈관이 터져서 황반에 피가 고여있다. 이런 경우 상당한 시력손실이 나타난다.


황반변성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그 위험성이 증가하여 65세 이상의 13%에서 초기 황반변성을 보인다는 국내보고가 있고, 75세 이후는 아주 가파른 유병률 증가를 보인다. 흡연이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서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며, 햇빛노출이 많을수록 황반변성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황반변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흡연, 자외선 노출 등과 같은 위험인자를 피해야 하고, 암슬러 격자를 이용하여 자가 검진을 꾸준히 시행하여 조기에 황반변성 증세를 발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습성황반변성 환자 안저사진. 병적혈관이 터져서 황반에 피가 고여있다. 이런 경우 상당한 시력손실이 나타난다.


비교적 서서히 진행되는 건성 황반변성이라도 안심해서는 안되며 건성의 경우에도 습성 황반변성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으므로 꾸준한 안과 검사가 필요하다. 루테인과 같은 항산화비타민이 황반변성 진행을 막는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므로 이러한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추천할 만한 예방법이다.

습성 황반변성은 병적혈관 성장을 억제하는 항체 주사를 눈 내부에 주사하여 병적혈관을 퇴행시키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효과가 유지되는 기간이 짧아 1개월에서 수개월 간격으로 재치료를 받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 하지만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시력보존이 가능하다. 황반변성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일반적인 노안과 혼동하기도 하고, 황반변성에 대한 인지도 자체가 아직 낮아 안과를 늦게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장년층 혹은 노인층에서는 특별한 안과적 증상이 없어도 황반변성의 조기 발견을 위해 정기적인 안과 검사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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