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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힐 1화에서는 패션을 담당하는 우현(김하늘 역) 쇼호스트가 도깨비 방송에서 화장지를 판매하는 상황이 그려집니다. 도깨비 방송은 앞서 방송에 나온 상품이 조기 매진되면 틀어주는 일종의 여분 방송입니다.
화장지를 판매하는 사람은 과연 밀려난 사람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홈쇼핑 회사는 생활용품을 비롯해 분야별로 전담 쇼호스트가 있기 때문에 패션 쇼호스트가 갑자기 이를 진행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보통 스페어 방송은 녹화로 진행하기 때문에 메인 쇼호스트가 생방송으로 나서는 경우가 적습니다. 즉 이 장면은 방송적인 재미를 위한 요소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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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우현 쇼호스트는 39세인데 몇 번 실수를 했다고 퇴물처럼 취급을 받는데요. 쇼호스트는 40대만 되더라도 제대로 대우를 받기가 어려울까요.
국내 홈쇼핑의 대표적인 쇼호스트를 보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40대의 간판 쇼호소트가 가장 많은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쇼호스트는 경험과 체력이 뒷받침돼는 30대 중후반이 전성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쇼호스트는 서브(보조)로 평균 5~8년을 일한 후에 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메인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주고객층이 4050세대이기 때문에 40대 쇼호스트가 고객과 같은 눈높이로 상품 판매를 잘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습니다.
킬힐에서는 임원과 PD, MD와 쇼호스트 간의 갈등도 그리고 있는데요. MD가 쇼호스트가 입어야 하는 상품을 바꿔치기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이 모습도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홈쇼핑은 새벽 시간대를 빼면 하루 20시간가량을 생방송을 합니다. 그만큼 쇼호스트와 PD는 방송 외에 상품 기획과 회의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냅니다. 당연히 서로 간의 견제를 하는 모습보다는 1시간 방송에서 어떻게 하면 더 소비자에게 정보를 주고 잘팔 수 있을지에 더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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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처럼 사장이 전권을 써서 특정 쇼호스트를 프라임 타임(황금시간)에 쓸 수 있을까요. 이 또한 현실과는 동떨어졌다는 지적입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만약에 사장 등 임원이 쇼호스트를 지정할 권한도 없지만, 특정 방송에 쇼호스트를 지정하더라도 판매가 되지 않으면 지속될 수 없다”며 “시간대, 상품별로 가장 잘 어울리는 쇼호스트가 방송을 맡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전했습니다.
킬힐에서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극찬을 받고 있는 기모란(이혜영 역) 전무 같은 사람은 현실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극중 기모란은 평사원에서 시작해 전무까지 오른 회사의 ‘넘버2’로 그려집니다.
실제 국내 홈쇼핑 업계는 남성임원이 많고 극중 기모란 비중의 여성 임원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국내 홈쇼핑 업계 전무급 여성임원은 박솔잎 GS홈쇼핑 경영전략본부장(전무)이 유일합니다. 다만 박 전무는 베인앤드컴퍼니의 컨설턴트 출신으로 이베이코리아(옥션), 삼성물산 등을 거쳐 임원급으로 영입된다는 점에서 평사원에서 전무에 오른 기모란과 차이가 있습니다. 박 전무 외에 박혜연 현대홈쇼핑의 트렌드사업부장(상무), 이선영 CJ E&M 브랜드사업부장(상무) 등이 홈쇼핑 업계 여성임원입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을 다룬 드라마가 그동안 많이 있었지만 킬힐은 쇼호스트 직업을 자세히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며 “다만 드라마 재미와 갈등상황 연출을 위해 나오는 장면을 보고 실제 홈쇼핑 회사와 동일하게 보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