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탑에 루이비통 입히다…'참을 수 없는 치기' 완결판

오현주 기자I 2022.03.09 03:30:00

△이음더플레이스서 '호호호' 전 연 아트놈
세상 수많은 충돌, 단순한 조화로 푸는 재주
캐릭터와 브랜드를 묶어 팝아트처럼 그려내
분석보다 직관…:작가·관객 다 즐거워야 해"
가지·모타루 등 캐릭터로 잇는 스토리텔링도

아트놈 ‘아트 다보탑’(2022), 캔버스에 아크릴, 97×130.3㎝(사진=이음더플레이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높이 10.29m, 통일신라시대에 쌓아올린 화강석 탑. 경주 불국사에 우아하게 버티고 선 바로 그 다보탑인 건 분명한데. 명품브랜드 루이비통과 콜래보라도 한 건가. 온몸을 칭칭 감은 붉은 치장, 그 위에 사정없이 박힌 로고들이 말이다. 마치 미디어파사드라도 펼친 듯한 이 광경은 아트놈(51·본명 강현하)의 ‘참을 수 없는’ 장난기를 밀집한 작품.

‘아트하는 남자’를 줄여 아트놈으로 활동을 하는 작가는 세상의 수많은 충돌을 단순한 조화로 풀어내는 재주가 있다. 복잡한 분석보다 직관에 꽂는, 자신도 즐겁고 보는 이도 즐거운 작품세계가 작가가 추구하는 예술의 목적처럼 보인다.

여기에 직접 창조한 몇몇 캐릭터로 이끌어가는 스토리텔링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인데, 토끼띠 아내를 상징한다는 토끼소녀 ‘가지’, 강아지를 주·조연으로 승격시킨 ‘모타루’ 외에 간혹 자화상처럼 박아내는 중년의 사내까지. 캐릭터와 브랜드를 묶어 팝아트처럼 그려낸 ‘아트 다보탑’(2022)은 그저 한 점일 뿐이다. 탑 중앙에 모신 노란 불상이 포인트다. 함박웃음을 웃으며 ‘다 좋다’ 한다.

서울 종로구 북촌로5나길 이음더플레이스서 여는 개인전 ‘호호호’(晧好虎)에서 볼 수 있다. 올 한 해 동안 ‘일기일화’(생애 단 한 번의 시간, 단 한 번의 인연 ‘그림’)를 주제로 열어갈 일곱 작가의 기획전에 스타트를 끊었다. 전시는 13일까지.

아트놈 ‘아트놈화조’(2022), 캔버스에 아크릴, 97.0×130.3㎝(사진=이음더플레이스)
아트놈 ‘더 심플하게’(More Simply·2021), 캔버스에 아크릴, 97.0×130.3㎝(사진=이음더플레이스)
아트놈 ‘휴식’(Rest·2022), 스틸, 70.4×20×90(h)㎝(사진=이음더플레이스)
아트놈 ‘하트 모타루’(The Hart Motaru·2020), 공기 넣은 막, 220×220㎝(사진=이음더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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